암스텔담컵 엑셀시오르:유트레흐트 (관전평일까나?)

2003-03-26 06:41:08, Hit : 2794, IP : 211.187.21.***

작성자 : 눌객
작성자 : 눌객  작성일 : 05-03-2003 17:33  줄수 : 55  읽음 : 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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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도 어리버리하게 봐서 관전평이랄 것까지는 없고...
그냥 기억나는 상황이나마 써보겠습니다. (흠님 관전평에 리플로 붙이려다보니 길어져서....)

알람을 맞춰놓고 잠들었지만 도중에 몇 번이나 깨었습니다. 꿈 속에서 '왜 알람이 울릴때가 됐는데 안 울리지?' 하는 생각이 들어 퍼뜩 일어나 시계를 확인하면 2시, 3시... 한시간마다 한 번씩 깬 것 같습니다. 아마도 나름대로 긴장하고 있었다는 이야기겠지요. 덕분에 정작 알람 소리로 시합이 시작되는 4시30분에 일어났을 땐 완전히 비몽사몽... 정신없이 TV를 켰습니다. (iTV 만세!! 강*케이블 만세!!!)

조금 엽기적인 원색의 빨간 반바지를 감탄;;을 하고 '남일 선수는 어디? 우리 현수막은 어디?' 이러면서 몽롱하게 보고 있는데... 엑셀 선수들, 그게 못마땅했는지 잠이 확 깨게 한 골 먹어주데요. -_-;;

이번 시합에서의 엑셀시오르는 한마디로 "상상을 초월한 난감한 팀" 이었습니다.
약체라고는 하지만 지금까지의 전적을 보고 이런 팀이라고는 상상하지 않았습니다. 아약스나 아인트호벤에 2:0 싸움을 한 팀이 이렇게 오합지졸이라고?? 전반기의 기세를 잃었다는 평도 있었습니다만, 특히나 이번 시합에선 더욱 삽질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아마도 4백으로 추정;;되는 수비 라인의 양사이드 특히나 엑셀쪽에서 봤을때 오른쪽 사이드는 텅 빈 공간을 보여주며 몇번이나 뚫렸습니다. 수비는 대체로 주앙수비 2명이 보는 형상입니다. 양쪽 윙들은 제때 제자리로 돌아오지 못하거나 위치를 못찾고 엉뚱한 선수를 마크하기 일쑤입니다.

공을 잡으면 가끔;; 패스도 하지만 대체로 수비건 미들이건 공격수건 자기가 몰고 치고 들어갑니다. 그러다 타이밍을 잃고 빼앗기고 역습당합니다. 그 가끔가다 하는 패스마저도 정확도가 영 아니어서 끊기거나 라인 밖으로 나가기 일쑤... 그렇다고 투지 만빵으로 뛰어다니는 것 같지도 않고 전부 중앙에 오글오글 모여서 뭐하자는건지. -_-;;

거기다 대체 누가 주공격수인지 알 수 없는 북한을 능가하는 어리버리 골 결정력을 가진 공격수들까지... 엑셀에게 대한민국 국군부대에서 이동국 선수를 임대하라고 권하고 싶습니다.(하는 김에 수비라인 쪽에 김영철 선수랑 김상식 선수도 임대하고.)

남일 선수가 평생에 이런 팀에 있어본 적이 있을까요?
명문 부평고와 한양대의 주전 선수였고, 국가대표가 즐비한 전남에 지명으로 들어갔으며, 청소년 대표, 월드컵 대표로 뛰었던 그 사람이 이런 팀에서 한번이라도 뛰어본 적이 있을지 궁금합니다. 아마 이 사람, 신선한 경험이라도 웃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_-;

개개의 실력이야 어쨌든 어제의 엑셀시오르는 참으로 어디다 손을 대야할지 모를 난감한 팀이었습니다.
엄청난 공격수들이 마구 휘저어 버리는 페예와 어떻게 싸울지, 저 텅빈 양 사이드를 가지고 빠른 스피드의 양쪽 윙이 주력인 아인트호벤과 어떻게 싸울지, 강력한 조직력의 아약스와는 어떻게 싸울 것인지... 난감하긴 했지만 한 게임만 보고 말하고 싶진 않군요. 아무래도 팀 자체가 제 컨디션이 아니었다고 믿고 싶습니다.

촛점을 남일 선수에게 맞추자면 한마디로 군계일학입니다.
몸싸움을 자제하는 걸로 봐서는 체력 안배를 하고 있는 것 같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반 끝날 무렵엔 잘 뛰어다니지 않아서 정말 지친것이 아닌지 걱정이 됩니다만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와 그나마 자신의 위치를 확실히 지켜주었습니다. 실수가 없던 것은 아니어서 몇 번의 패스 미스도 있었고, 몸싸움을 회피하는 것처럼 마크하던 선수를 놓친 경우도 있었지만 쏭의 경우처럼 그 사람만 보다보니 더 크게 보이는 실수였습니다.

전후반에 몇 번이나 보여준 인터셉트, 잘하지 않는 단독 드리블도 보여주었고, 후반 중반쯤 보여준 공간을 가르는 너무나 깨끗하고 멋진 킬패스는 정말 감탄이 절로 나왔습니다. (그걸 꽁지머리 선수가 삽질해서 날려먹었다죠. -_-) 또다시 오른쪽이 뚫리자 이렇게 마크하는 것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처럼 끝까지 밀착 마크하여 골라인 아웃시키기도 했습니다. 그거 원래 오른쪽 윙백이 할 일이라죠. (그리고보니 오른쪽 윙백이 꽁지머리였던 것 같기도.... -_-;;)

경기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다시 오른쪽 사이드로 밀고 들어오는 선수를 마크하러 오면서 원래 마크하던 선수에게 손짓으로 위치를 지정해주는 장면이었습니다. 근데 지시받은 선수 엥?하는 느낌으로 멍하니 있으니 상대 선수가 그 선수 뒤쪽으로 패스를 하더군요. 과연 이미 뒤쪽으로 돌아가고 있는 선수가 있었던 겁니다. 그걸 막으라고 지시를 해준 것이더군요. 암튼 그래서 오른쪽이 또 뚫렸다지요. -_-;;(그러니까 지시를 받으면 빨리빨리 움직이란 말이다!!)

남일 선수도 뭔가 체력을 아끼는 눈치였고, 아마 페예전에서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리라 생각합니다.
이번 시합을 보고 사커월드는 분위기 대반전... 페예를 응원하던 분위기에서 엑셀, 부디 잘해라~ 분위기로 바뀌고 말았습니다. -_-;; 그래도 유럽 축구라고 생각했는데 엑셀의 경기 모습은 사뭇 충격이었나 봅니다.

롭 기술 이사도 보였었는데, 유트레흐트의 주공격수 쿠이트 선수를 보러왔다고 해설자가 말하긴 했지만 수준이 틀린 플레이를 보이는 남일 선수의 모습 또한 보지 않을 수 없었을 겁니다. 안 튈래야 안 튈수가 없었으니까요.

이제 팀 자체에는 크게 기대하지 않습니다. 팀은 부디 2부로만 안 떨어지길 바랄 뿐입니다.(페예에서 남아도는 공격수 중 루링이나 파르도 좀 잠깐 빌려주면 안되나. 수비쪽에 기안도 좀 빌려주면.... -_-) 페예전에서도 이기길 바라기 보단, 남일 선수가 어떤 활약을 펼치는지 보고싶습니다.

오노나 보스펠트의 컨디션으로 보아 분명히 교체로든 선발로든 아쿠나는 나올 겁니다. 납작하게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더불어 오노와 보스펠트, 부펠에게 쏭이 말했던 "결코 상대팀으로 돌리고 싶지않은 선수"라는 말이 나오게 해주길 바랍니다.

걱정이 되는 건 체력인데... 어째 간지 열흘만에 선발 풀타임 출장한 이후에 주중 챔스 예선까지 매주 2경기씩 뛰고 해골같이 마르다 부상당한 쏭이 떠오릅니다. 월드컵 풀타임 출장에 국내 프로리그 출장하다 쉬지않고 계속 뛰는 것하고, 몇 달간 실전에서 뛰지않아 체력이 복귀 안 된 상태에서 계속 뛰는 것하고 어느 게 더 안 좋을 까요?? 대체 왜 로테르담으로 가는 선수들은 주전 걱정이 아니라 너무 많이 뛰어서 걱정을 해야하는 건지. ㅠ_ㅠ



덧말.

한참 보고있는 중에 어머니가 아침밥하러 나오셨습니다. 제가 축구보는 걸 보고 말씀 하십니다.
"또;; 종국이 경기냐?"
"아니, 남일이 경긴데."
"누가 남일인데?"
"저기, 지금 공 몰고 갔던 애." (죄송하오, 남일 선수)
한참을 보시더니 한 말씀 하시더이다.
"머리가 까매서 얼른 못 알아 보겠다. 머리 염색하라고 해라."
.....저도 동감이었습니다. ^^ 막판에 소매 둥둥 걷어서 흰색이 완장처럼 나오는 바람에 눈에 잘 띄었지만. 반짝이 머리띠라도 하심 어떨지.


--COMMENT_START--

흠|03/03/05-17:46|NOMAIL|61.76.244.198
관전평 잘 읽었습니다^^ 역시 손 대기가 무서운 '초난감'팀 엑셀시오르였습니다. 페예와의 경기는 막막할 뿐입니다(ㅡ_ㅠ)아무리 페예수비가 허접하다고 해도 저 공격에 맥없이 쓰러질 정도는 아닌 거 같고(특히나 종국선수가 확실하게 합류하면 정말 난감), 공격은 말할것도 없고...어울ㅠㅠ여태껏 큰 점수차로 이기는 팀만 보아왔다가 저렇게 되고 나니 가슴이 쓰려서....;;점수가 너무 크게 벌어지지 않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그리고 어머님 너무 부러우십니다.ㅠㅠ(어제 겨들어갔던것만 생각하면야..ㅠㅠ)

월향이|03/03/05-21:50|myarrix@hotmail.com|211.197.120.137
새벽에...잠자느라..ㅠㅠ 눈 뜨지도 못하고 아침에 눈양한테 문자 날려서 소식 듣고 난 후로 하루종일 우울하고 궁금하고..걱정되어 죽겠던 참이었습니다...집에 들어오자 마자 들어온 나이스... 관전평들을 보니 그래도 안심이 되지만..이게 안심해야 할 일인지..걱정해야 할 일인지 -ㅁ- 아... 담 경기는 아무리 잠이 나를 압박해도 일어나서 봐야할텐데....눈으로 보지 못하니 답답해 죽을 따름 ㅠㅠ 좋은 관전평 너무 감사드려요~~

부유 중~|03/03/05-22:19|NOMAIL|211.202.67.243
아아~ 관전평이군요. 엄니 눈치에 새벽에 아나운서 말소리 들리지도 않게 줄여가며 봐선지, "어~어~저건 아닌데.."하면서 말로 표현하지 못했던 게 여기 써있네요. 흠..관전평 잘 읽었습니다. 다음경기관전평도..부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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