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일레븐] 세계의 더비를 찾아서④ - 독일

2003-06-10 00:03:00, Hit : 3061, IP : 220.86.10.***

작성자 : 눌객
분데스리가의 꺽이지 않는 자존심

독일 팬들로선 서운한 이야기로 들릴지 모르나 90년대 중후반 이후 분데스리가를 '빅리그' 대열(잉글랜드, 이탈리아, 스페인 등 빅3)에서 제외하는 시각이 주를 이루는 듯하다. 1963년 출범 이후 세계에서 가장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인프라로 각광받은 분데스리가이지만 90년 동서독 통일 이후 리그 환경의 급격한 변화(경제악화, 관심분야 다변화 등)와 그에 따른 우수 용병의 유출이 이어지면서 리그 토대가 허약해지고 말았다. '황제라 불린 사나이' 프란츠 베켄바워, '득점기계' 게르트 뮬러, 신이 내린 MF 불프강 오베라트와 쿤터 네처, '철각' 로타르 마테우스 등 분데스리가가 배출한 무수한 '거인'들의 발자국은 그래서 더 아쉬운 기억으로 남는 듯 하다. 그렇다고 한 시대를 호령한 지난 영광이 하루 아침에 신기루처럼 사라지기야 하겠는가. 부활을 향한 날개짓 또한 멈춤이 없는데. 게르만의 후예들은 바이에른 주 최대 공업도시 뭔헨에서 벌어지는 바이에른 뭔헨과 1860뭔헨의 뭔헨 더비가 분데스리가 영광 재현의 불씨가 되어주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 글▶ 박성문


■■■ 뭔헨 더비의 여운은 밤을 새우고

눈보라가 몰아치던 2월 15일 뭔헨의 올림피크 스타디움. 살을 에는 듯한 추위에 일상은 멈춰버린 듯 고요했지만 경기장 주변만은 예외였다. 두터운 옷으로 중무장을 하고 저마다 응원도구를 손에 든 관중들은 목이 터져라 응원가를 불러대며 꼬리에 꼬리를 물고 경기장으로 향했다. 바이에른 뭔헨과 1860뭔헨의 2002-03시즌 두 번쨰 맞대결. 지난 한 세기 동안 뭔헨을 同연고지로 치열한 자존심 싸움을 벌여온 두 팀간의 197번쨰 더비전은 서서히, 그러면서도 폭발적인 기운을 머금은 채 그렇게 다가오고 있었다.

올림피크 스타디움을 찾는 관중은 모두 6만4,000여 명. 분데스리가 평균 관중 두 배수에 육박하는, 최고 인기 구단 바이에른 뭔헨의 시즌 평균 관중 5만3,000명을 웃도는 구름 관중이었다. 경기장을 뺴곡이 메운 양 팀 서포터들은 한치의 물러섬 없이 필드 밖 대접전을 이어갔다. 붉은 색으로 대변되는 바이에른 뭔헨과 푸른색으로 상징되는 1860뭔헨의 팬들은 올림피크 스타디움을 양분해 자리를 잡은채 초대형 깃발을 흔들고 고성을 내지르며 응원 백병전을 치렀다. 비록 경기는 메메트 숄의 헤트트릭과 리자라쥐, 피사로의 연속골 등 후반에만 다섯 골을 몰아친 바이에른 뭔헨의 5-0 완승으로 끝이 났지만 응원의 열기는 좀처럼 식을 줄 몰랐다. 양 팀 서포터들은 경기가 종료된 뒤에도 한참동안을 경기장에 남아 응원가를 불러댔고 한참 후에야 밖으로 나와서도 밤새 맥주 파티를 벌이는 등 뭔헨 더비의 여운을 오랜 시간 만끽했다.


■■■ 골리앗과 다윗

사실 두팀의 전력 차는 하늘과 땅으로 비유할 수 있을 정도로 두드러진다. 분데스리가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1860뭔헨(1860년 창단)이지만 걸어온 길은 희미하다 못해 초라하기까지 하다. 1970년 이전 65-66시즌 리그 우승과 42년, 64년 DFB-포칼(FA컵) 정상이 내세울 만한 이력의 전부. 80-81시즌엔 2부 리그, 90년 전후로는 지역리그 추락이란 쓰디쓴 고배를 마셔야했다.

이에 반해 바이에른 뭔헨은 말 그대로 분데스리가 최강클럽. 1900년 MTV1879클럽의 선수 중 일부가 주축이 돼 창단한 바이에른 뭔헨은 1910년 동부지역 우승과 32년 전국리그 정상을 차지한 데 이어 분데스리가 출범 이후 리그 최다인 16차례나 우승 방패를 거머쥔 슈퍼클럽이다. 또 80년대를 전후해 광학정밀기기, 전기, 자동차 등 하이테크 산업의 든든한 후원을 등에 업고 국내외를 막론, 우수 선수들을 싹쓸이하며 최강군단의 위용을 확고히 했다.

예견된 수순처럼 바이에른 뭔헨과 1860뭔헨의 맞대결은 일방적 흐름으로 전개돼 왔다. 최근 34차례의 맞대결에서 1860뭔헨이 승리한 경기는 고작 8차례. 99-2000시즌 2차례의 맞ㄷ결에서 1860뭔헨이 모두 승리, 1860뭔헨이 한 시즌 연속해서 바이에른 뭔헨을 꺾은 것을 두고 22년만의 초유의 일이라며 뭔헨은 물론 독일 전체가 발칵 뒤집힌 일은 두 팀간의 수준 차를 짐작케 하는 방증이기도 했다.


■■■ 분데스리가 재건의 기획상품

이처럼 두 팀간의 전력차가 뚜렷함에도 뭔헨 더비에 광분하는 이유는 무얼까. 바이에른 뮌헨의 수문장 올리버 칸은 경기가 끝난 뒤 "뭔헨 더비는 그해 시즌을 빛내는 가장 위대한 경기이자 축제다. 펜과 선수들은 물론 도시 전체가 술렁이는 최대 이벤트이 것이다. 뭔헨 더비엔 결과보다 중요한 그 무언가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를 현장에서 지켜본 70년 멕시코 월드컵 득점왕이자 독일의 축구영웅 게르트 뮬러는 "뮌헨 더비가 있는 날 비어있는 스탠드를 본다는 것은 일종의 충격이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뮌헨 더비는 흥분 그 자체다"고 덧붙인다. 그래도 뭔헨 더비의 의문을 쉽사실 풀리지 않느데 문제풀이의 실마리는 베켄바워 바이에른 뭔헨 구단주의 말에서 찾을 수 있다.

"뭔헨 더비는 라이벌전이기 이전에 분데스리가의 현재와 미래라 할 수 있다. 분데스리가는 최근 침체에 빠져있다. 뭔헨 더비는 분데스리가 경기다. 고로 뭔헨 더비에 대한 관심은 분데스리가를 향한 또 다른 애정 표현인 셈이다. 뭔헨 더비는 단순한 라이벌전을 넘어 분데스리가의 침체를 벗어나고자 하는 팬들의 열망이 집중되는 경기라 할 수 있다."

뭔헨 더비 그 자체보단 분데스리가를 대표하는 결가로서의 의미를 더 두고 있다는 것. 전체적인 불황 속에서 집중 타깃으로 삼은, 다시 말해 분데스리가 재건을 위한 일종의 '기획 상품'이란 설명이다.

분데스리가엔 뭔헨 더비 말고도 함부르크 더비가 존재한다. 독일 최대 무역항 함부르크를 연고로 하는 함부르크 SV와 장크트 파울리의 더비. 그렇다면 왜 뭔헨 더비인가.

"바이에른 뭔헨은 분데스리가의 상징이다. 바이에른 뭔헨이 나서는 뭔헨 더비에 팬들의 발길이 쏠리는 것은 당연하다. 물론 챔피언스 리그의 확대와 그에 따른 TV중계권료 폭등 등으로 바이에른 뭔헨이 유럽클럽대항전에 집중할 경우 얻는 구단 브랜드 가치 상승과 재정적 이익은 더 크다. 하지만 우리에겐 반세기 동안 매주 토요일 펼쳐진 분데스리가라는 축제를 지켜야할 의무과 권리가 있다."

열정적인 뭔헨 더비 이면엔 기우는 분데스리가의 단면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기도 하지만 자국 리그를 소중히 여기며 다시금 일으켜 세우려는 치밀하면서도 철저한 고민 또한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한편으로 분데스리가의 무한 잠재력을 읽을 수도 있었다.




★★★ 토막상식 - B.뭔헨과 1860뭔헨의 공동 홈구장 신축

바이에른 뭔헨과 1860뭔헨이 공동 홈구장으로 사용하는 올림피크 스타디움 대신 최신식 구장을 새로 건설중에 있다. 양 구단은 뭔헨이 2006년 독일 월드컵 개막식 장소로 결정됨에 따라 새로운 경기장을 건설하기로 2001년 10월 합의했다. 뭔헨 시민 투표 결과 66%의 찬성에 따라 시작된 경기장 신척 공사는 2005년 완공예정이며 총공사비는 5억마르트(2,97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막대한 공사비는 세계적 보험회사인 알리안츠사의 후원을 받아 충당할 예정이며 경기장과 연결되는 지하철 공사 등 기반 시설비용은 바이에른 주 정부로부터 지원 받기로 했다. 한편 현재 바이에른 뭔헨과 1860뭔헨이 공동 홈구장으로 사용하고 있는 올림피아 스타디움은 72년 뭔헨 올림픽을 치르기 위해 개장한 구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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