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 그 많던 파이는 누가 다 먹었을까

2003-06-20 20:01:29, Hit : 3418, IP : 152.149.54.***

작성자 : 눌객
사커월드 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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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coolbijo (2003-06-20 15:34:47, Hit : 627, Vote : 28)  
제목  그 많던 파이는 누가 다 먹었을까


–  도대체 뭘 어떻게 해야 축구파이를 키울 수 있는 것일까?

(이 글을 반드시 읽어봐야 할 분들의 조건
: 대한민국 국가대표 축구 팬
게다가 국가대표 축구는 재미있지만 K리그 경기는 더럽게 재미없어서 못 보신다는 분들
그리고 잘나신 공중파 및 스포츠채널 방송 관계자 여러분, and 이명박 서울 시장 양반)





2003년 6월 18일,
올시즌 들어 이제 겨우 14번째 경기를 치른 K리그 6게임이 있던 날이었다.
(성남과 부산의 경우는 1경기를 덜 치루어 13경기째였음)
일주일에 4, 5 경기씩 그야말로 밥 먹듯이 열리는 야구 경기에 비하여
참 가뭄에 콩 나듯이 치러지는 프로축구 경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로축구 팬들은 공중파 5채널(itv포함), 스포츠 3채널(케이블TV ) 등
무려 8개나 되는 채널 중에서 단 한군데에서도 경기를 볼 수가 없었다.
그 시각 공중파 모방송사와 유선 스포츠 채널들에서는 프로야구만 줄기차게 나오고 있었다.
대한민국의 국기는 야구인가?
(참, 짚고 넘어갈 게 있는데 개인적으로 야구팬들에게 간섭하고 싶지는 않다.
야구에 대한 불평은 안할 테니 논쟁은 피하고 싶다.)
설사 국기가 야구라고 하더라도 그 많은 채널 중에 한군데쯤은 축구 좀 해주면 어디가 탈나나?
게다가 축구팬들을 더욱 비참하게 만든 것은 당일 저녁 재방송에서조차 나오는 경기는 야구뿐이었다는 사실이다. 정말 객관적으로 생각해도 해도 너무한 거 아닌가? 생방송을 죄다 야구로 도배한 것도 모자라서 재방송마저 야구만 방송해주는 방송사들의 처사는 너무한 거 아닌가 말이다.

많은 걸 바라는 것도 아니다.
그 많은 채널 중에 단 한군데라도 중계 좀 해주면 안될까?
하다못해 녹화 방송이라도 해주면 안되나?
그런건 고작 축구팬 주제에 너무 과분한 욕심일까?

이날의 프로축구 경기 중에서 대전 대 울산전은 엄청난 빅게임이었다.
6월 18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삼성 하우젠 K-리그 2003 대전 vs. 울산의 경기에 총 43,077명의 관중이 입장했으며, 이 관중수는 같은 날 열려진 우리나라 모든 프로야구 관중수 보다 ‘더’ 많은 관중 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경기를 중계한 방송사는 8개 채널 중 단 한군데도 없었으며, 중계는 커녕 고작 10분짜리 스포츠 뉴스의 헤드라인도 아닌 중간뉴스로 1분 미만의 시간에 단신처리 되었다. 좀 더 아쉬운 것은 이 날 4만이 넘는 관중이 운집한 월드컵경기장의 분위기는 온통 붉은 물결에 휘날리는 통천과 뿌려지는 종이꽃가루, 피어오르는 홍염의 연기 등으로 완전히 수준 높은 유럽클럽의 홈구장 분위기에 전혀 뒤지지 않은 광경이었건만 – TV에서는 실수인지 의도적인지는 몰라도 방송화면에 거의 비춰지질 않으니 사람이 많았는지 분위기가 좋았는지 알 도리가 없었다.

프로축구팬들은 많은 욕심이나 강짜를 부리자는 게 아니다.
일주일에 고작 두 번(그것도 매주가 아님. 프로축구는 휴식기가 잦음) 수요일이나 주말만이라도 프로축구 중계에 신경 좀 써달라는 것이다.
그게 그렇게 과분한 욕심인가?
1주일 내내 TV채널을 이리저리 틀기만 하면 나오는 야구에 비해서?

18일, 울산 대 대전의 경기에서 밀레니엄 특급 이천수 선수는 팀의 4:0 대승의 피날레를 찍는 마무리 골을 밀어넣은 후 ‘월드컵 때 감사했습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런닝을 보여주는 골 세레모니를 펼쳤다.

필자는 솔직히 그 런닝에 적힌 문구를 정확하게 수정해 주고 싶었다.
‘월드컵 때만 감사했습니다.’(매번 국가대표 경기 때만 감사했습니다)라고.

나는 반문하고 싶다.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 선수들이 때때로 못할 때마다
질책하고 비난하고 야유하고
심지어 불구대천지 원수마냥 씹어 죽이지 못해 안달 난
그저 국가대표만의 팬들과 국가대표만의 천민자본주의 언론들에게

당신들이 과연 그들을 야단칠 자격이 있느냐고
당신들이 과연 그들에게 해준 게 무엇이 있느냐고

한국 축구 국가대표는 어디에서 생산되어 나오고 있는 걸까?
프리메라? 프리미어? 세리에? 분데스? 에버리디지비에? 르샹피오나? 슈퍼리그?

한국 축구 국가대표는 거의 대부분 한국프로축구 K리그 출신이였거나 현직 K리거다.
하늘에서 떨어지지도 땅에서 솟아나지도 않았다.

그런 K리그를 제대로 한번 조명해 주지도 않으면서,
방송이랍시고 그 많은 채널 중에 K리그 경기 생중계를 얼마나 해줬으며,
신문이랍시고 선수 신상 까발리기 날조 선정성 기사나 내보내지 진지한 경기분석을 얼마나 해줬으며,
팬이랍시고 프로축구 경기는 돈 아까워 못 보시겠다는 수준 높으신 분들께서
무슨 A매치 국제평가전 끝날 때마다
최용수 그만나와 차두리 개발 조병국 삽질 그러다 열받으면 육구문자 쌍욕까지 해대는걸 보면

정말 기가 막히다 못해 웃음이 나올 수 밖에
(그러니까 평상시에 해준 게 무엇이 있느냐고)

우리의 자랑스런 방송사들은 월드컵1주년이 되면서
2002년 한국축구 국가대표 경기를
실로 신물나도록 우려먹고있다.
도대체 그놈의 이탈리아전은 몇십번을 봤는지…
…외우겠다.

하지만 무한재방송을 남발할지언정
K리그 중계에는 인색하다.
언제까지 과거의 업적만을 칭송하고 있을 건가

그리고 인정하는데
프로는 상품성이다
인정한다

그래서 K리그가 재미 없어서 못 보신다는 분들에게
아무도 뭐라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런데 게 중에 국대는 재미있고 프로는 재미없다는 분들은
제발,
제대로 본 적이 없으시면
그냥 아무 생각 없이 평가절하 따위나 남발하지 않아주시면 고맙겠다.

국대보다 프로가 재미없다고?

요 근래에 필자가 직접 관람한
무슨 액이라도 낀 것 같은 상암경기장 –  제발 3류 팀이라도 불러서 연패 좀 끊고 보자 –  에서 열려진 대 우루과이전과 대 아르헨티나 전은 정말 아니올시다 였다.

특히 우루과이전은 말 그대로 졸전이였다.

엉성한 수비
맞지않는 플레이어간 호흡
고립되는 원톱
그야말로 아무 의미 없이 남발되는 슈팅까지

그나마 아르헨 전에서 코엘류호의 발전 가능성을 찾아서 망정이지,
두 번 다시 보고 싶지 않은 내용의 경기였다.

그 남루했던 우루과이전과
요근래 K리그의 울산, 안양, 성남, 전북, 대전 등의 경기를 한번 비교해 보시길 바란다.
프로축구를 본적이 없으신 분들이라면
국내 클럽들의 놀라운 경기력 수준에 새삼 다른 생각을 가지게 되실 것이다.

말하자면
K리그를 봐달라 식의 구걸따위는 안할 테니(말 그대로 프로스포츠)
제대로 본 적도 없으면서
경기력이 형편없어서 재미 없어 못 본다느니,
프로축구는 뻥축구지만 국대경기는 그렇지 않다느니,
그저 막연한 추측성 언사로
프로축구팬들을 도와주진 못할망정 재는 뿌리지는 말아달라는 소망이 있다.
(똑같은 카운트어택 전술이
우루과이가 쓰면 카운트어택이고
울산이 쓰면 뻥축구라는 웃기지도 않은 논리, 이런게 바로 사대주의)

KOREA 수도 SEOUL
인구 천만! 이 넘어가는 규모면 세계 10대 도시 안에 들어가는 거대도시
그리고 3류 초후진국을 제외한
FIFA 랭킹 국가 중에 수도에 연고 축구팀이 없는 유일한 도시

그리고 서울시 프로 축구팀 발족의 최강의 걸림돌, 이명박 시장님.
한국 축구의 상징구조물이었던 동대문 구장을 하루아침에 주차장으로 만들더니
상암월드컵축구경기장을 홈 경기장으로 쓰고 싶은 클럽은 250억원을 지불하라고
조건을 부여해 놓았다.
루머인지는 모르겠으나 현재 KT가 정몽준 회장 이하 축구협회에서 지난 월드컵때 올렸던 수익금으로 상암경기장 이용료 250억 중 절반정도를 부담해주는 형태로 서울 축구 클럽의 초기구상을 잡고 있다는 설도 있다.

나참… 250억이 무슨 개 이름도 아니고…
축구경기장은 엄연히 문화 시설이다.
정부에서 서울시 단독으로 상암경기장 계산적으로 잘 굴려서
돈 벌어먹으라고 무슨 타란토스인가 뭔가 그딴 공연이나 해서 생잔디 다 밟아가며
수익에 열 올리라고 만들지는 않았을거다.

자, 구구절절 구질구질한 이야기는 여기쯤에서 접겠다.

이 장황하게 쓰잘데 없는 이야기의 요지는 무엇인가?

한국 축구의 적은 내부에 있다는 거다.
한국 축구의 주변환경이 한국 축구의 발전가능성을 오히려 저해하고 있다는 점,
참으로 서글프다.
우리의 젊은 차세대 루키들이 죄다 해외리그에서 실력을 쌓아가고 있는 것도
이런 현실적 사정과 조금은 연관이 있는 것이다.

TV에서는 국가축구발전의 최근간인 프로리그 경기가 방영되지 않고
신문에서는 분석이나 칼럼보다는 선수들의 신변잡기나 인권침해성 선정기사나 날리고
상당수의 팬들은 국가대표 경기 아니면 시시해서 못본다는 블랙코미디에 더불어
행정부문에서조차 축구를 돈벌이 상대로밖에 안여기는 이 짜증나게 재미있는 현실이
한국 축구 파이가 커질 듯 커질 듯 커지지 않고
한국 축구가 뭔가 될 듯 될 듯 하다가 걸리적 거리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자본주의라는 거대한 시스템 안에서 모든 프로스포츠는
투자한 만큼의 결과가 얻어지는 것이다.
한국은 과연 축구에 얼마나 투자하고 있나?
축구에 별로 후하지 않은 한국의 팬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그리 기대치는 높은가?
한국의 팬들은 아시안컵 우승, 아시안게임 우승, 올림픽4강, 월드컵 16강은 기본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축구에 인색한 나라에게 언감생심 월드컵4강은 너무나 지나치게 과분한 거 아닌가?
하긴 그래서 월드컵이 끝나고 한없이 커질 것 같던 축구파이는 거품이 되어버렸지.
그 많던 월드컵 4강 파이는 누가 다 먹었을까?






수민
211.110.112.***
분노가 치밉니다. 분노가... (축구보려고 TV 산 사람...) ㅠ.ㅠ 2003-06-21
10:55:38

수정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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