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 안정환 선수 인터뷰-주간 NUMBER 576호

2003-06-03 11:11:59, Hit : 3092, IP : 152.149.54.***

작성자 : 눌객
안정환 선수 인터뷰-주간 NUMBER 576호


Field Interviw - Ahn Jung Hwan



Text by Hirotada Ototake
Translated by Hoon Kwak

원래 낯가림을 많이 하는 성격이라고 한다.
처음엔 웃는 얼굴로 오른손을 내민다. 「테리우스」라고 불리는 멋진 용모는, 상대로 하여금 좋은 인상을 가지게 한다. 하지만 그뿐, 그 이상 그의 내면으로 들어가고자 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다. 상대와의 거리를 능숙하게 재면서, 자신의 내면으로 파고 드는 것을 절묘한 타이밍으로 피해 간다.
 그것이 후천적으로 획득한 재능이라면 너무 슬픈 일이다

――팀메이트인 모리오카 류조(일본 국가대표 수비수)가 당신에 대해서 재미있는 것을 말해줬어요.
「뭐죠?」

――안정환이라는 선수는 실제로는 까불쟁이에 골목대장이면서도 조금도 본 모습을 드러내려고 하지 않는다, 라고…
「시미즈라는 팀에 온 지 아직 그만큼 시간이 지나지 않은 것도 있어서 자신을 모두 보여주기란 어렵습니다. 게다가 사람과 사람의 만남속에서 자신을 완전히 드러낸다는 것 자체가 무리이겠죠.」

――그렇지만, 당신의 경우엔 환경이 그렇게 만든 부분도 있는 것은 아닌가요?
「확실히 팬의 눈 이라는 것도 있기 때문에, 자신의 하고 싶은 것을 모두 다 할 수는 없죠. 그런중에 제 인격이나 내면이 영향을 받은 부분도 있을지도 몰라요. 다른 사람이라면 얼마든지 할 수 있는 것도 나는 할 수 없는 것이 있기 때문에 말이죠.」

――어떤 한국인 저널리스트가 당신을 칭찬한 적이 있어요. 안정환 선수는 비록 기자가 약속 시간에 늦는 일이 있어도 문 밖에 나와 기다려 주는 상냥한 청년이라고…
「옛 말입니다. (웃음)」

――그렇죠, 옛 이야기입니다. 이탈리아에 진출하고 나서, 사람이 바뀌어 버렸다고 하는 말도 있던데...
「상대쪽에서 억하심정을 가졌었나보죠.」

――축구 선수이기 때문인지, 상품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데....
「축구 선수인 이상, 상품으로 밖에 비춰질 수 밖에 없는 것은 일정정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만, 제 자신의 경우는 축구 선수이기 이전에, 상품으로만 비춰지는 경향이 많지 않았나…합니다.」

――잘생긴 외모가 원망스러웠던 적은 없나요?
「저녀석은 축구 실력은 변변찮은 주제에 얼굴만 믿고 나댄다라는 말을 듣고, 의기소침했던 시기도 있었죠.」

――이탈리아에서 얻은 것은 결코 적지 않았었죠.
「시합에 선발되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되는 가운데에서도, 이 상황을 극복해 내고 말겠다라는 오기. 그걸 얻었내요.
 그리고 세계의 축구의 흐름이라던가, 넓은 세계에는 이렇게 훌륭한 선수가 있구나라는 것을 알 수 있었죠. 그건 한국에서는 배울 수 없었던 겁니다.」

――다시 이탈리아로 가고 싶지는 않나요?
「축구 선수로서, 제 체력이 유지되는 한 계속 성장해 가고 싶습니다. 발전을 위해서라면 세계적인 선수의 기술을 훔치기라도 하고 싶어요. 스페인이나, 잉글랜드로 진출해서 거기서 플레이하게 되는 것은 제 자신을 성장시킵니다.」

――원래, 한국에서는 이단아 취급을 받아왔었는데….
「당시, 한국 축구는 힘을 중시하는 축구를 하고 있었죠. 그래서 저 같이 기술 축구를 지향하는 선수는 시합을 뛸 기회가 적었죠.」

――특히 대표팀에서 푸대접을 받아왔었죠.
「그런데도 제 플레이 스타일을 바꾸려고 생각했던 적은 한번도 없어요. 시합을 뛰지 못하는 기간이 계속되어도 항상 생각했죠. ‘지금 뛰는 선수보다는 내가 훨씬 더 잘할 수 있어’라고…」

――세리에 A 진출로 비로소 인정을 받게 됐죠 ?
「아뇨, 한국도 월드컵을 치루게 되면서야 축구 강호들과 본격적으로 시합을 하게 되었고 절실히 기술 축구의 필요성을 느끼기 시작하면서라고 봅니다.」

――여론이 간신히 당신을 따라 잡았다는 의미인가요?
「아니요 가치관의 차이입니다. 물리적 축구와 테크닉 축구. 양쪽 모두를 선택하는 것은 어렵죠. 거기서 저는 테크닉을 선택했다고 하는 의미입니다」

――당신에게 가장 영향을 준 사람은 누구입니까.
「한 사람에게 한정지을 수 없네요. 저에게 영향을 끼친 사람은 많이 있습니다」

――그럼, 가장 영향을 준 사건은?
「응……결혼이군요」

――결혼! 월드컵배의 환희도, 이탈리아에서의 경험도 아니고?
「예. 이탈리아에 건너가 2년만에 결혼했습니다만, 그 당시 이탈리아에서 몹시 괴로운 시기를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그녀와 함께였기 때문에 싸워나갈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파트너를 만날 수 있던 것은 큰 기쁨입니다. 그 덕분에 정신적으로도 편한 상태에서 월드컵에 도전할 수 있었고…」

돌연, 그의 얼굴이 화악 빛났다. 27세의 청년의 본모습을 처음으로 엿보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짤막한 대답으로 상대의 침입을 차단해 온 그에게, 조금씩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반지를 보여줄 수 있어요?.
「이 반지는 또 다른 반지입니다. 월드컵 때 하고 있던 것은 아닌데요.」

――월드컵 때 하고 있던 반지는 집에 따로 보관하고 있나요?.
「부인이 목걸이로 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멋진 이야기이군요.
「 결혼하기 전, 연애시절에 산 커플 링이지요. 옛날에 산 반지라, 끼고 있으면 자꾸만 닳아 없어져 버릴까 무서워서, 그래서 목걸이로 만들었습니다.」

――결혼 후, 인간적로 많이 바뀌었다고 들었는데....
「본래는 이런 성격은 아니었죠. 한국에 있었을 때는 술도 잘 마셨었죠.」

――은퇴 후에 하고 싶은 것은 없나요?.
「축구 선수때에는 할 수 없었던 경험을 하고 싶어요. 축구 학교를 열어 어린이들에게 축구를 가르치거나 사업 같은 것도 해 보고 싶어요.」


――한국인으로서 태어난 것에 자부심을 느끼나요?
「만족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만족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네요. 완벽히 만족하고 있다고는 말할 수가 없네요.」

――예를 든다면?
「예를 들어 한국인이라서 피해를 당했을 때, 그렇 때는 제가 한국인이 아니었다면 어땠을까 라고 생각해본 적은 있어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뭐죠?
「차별이군요. 페루쟈 시절이군요. 무시하거나… 굴욕적인 말을 퍼붓거나…예를 들자면 끝이 없네요」

――그런 일이 있었군요.
「그것은 한국인이라서 라기 보다, 아시아인이기 때문이겠죠. 최근에는 일본인 선수도 저 쪽에서 뛰고 있습니다만, 아마 그들도 비슷한 경험을 맛보고 있겠지요」

――그 결과, 한국인으로서 태어난 자신을 원망하게 되었나요?.
「제가 아시아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이 무대에서 활약할 수 없는 것은 아닌지라고는 생각해본 적이 있네요. 유럽인이었다면… 이라고 생각했던 것은 사실입니다」

――그런 걸 국가 의식의 강한 한국에서 말해 버리면 문제가 되겠지요.
「재미있다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은 나오기 마련이죠. 그렇다고 해서 제 의견을 굽히거나 숨길 생각은 없습니다. 축구 뿐만이 아니고, 지금부터 한국이 본격적으로 국제화를 완수해 가자면, 저 같은 사람이 자꾸 의견을 피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러나, 그러한 차별이 기다리고 있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유럽에서 플레이하고 싶나요?
「본고장에서 축구를 할 수 있다면 차별이라고 하는 부분은 감수해야 마땅해요.. 지금부터 아시아의 선수가 자꾸자꾸 유럽에 진출하기 시작하면, 그러한 차별도 없어져 갈거라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게다가?
「월드컵 때 이탈리아전에서의 골로, 자신안의 응어리 같은 것을 풀 수가 있었습니다.」

――아주리를 가라앉힌 그 골로?
「제가 득점해 이겼다고 하는 것보다, 제 안의 한을 풀 수 있었죠. 그게 컸습니다.」

  ‘바로 요 전날의 일이었죠’라고 시미즈 에스펄스의 홍보 담당자는 말했다.
「에스펄스에서 어린이를 위한 축구 스쿨을 열었었습니다. 안선수가 거부할 것을 각오하고 참가를 타진하자, 꼭 참가하고 싶다고 하더라구요. 다만, 딱 하나 조건이 있다고 합니다. 그게 뭔지 아세요? 스쿨이 끝나고 나서, 아이들과 놀 시간을 만들어 달라고 하더라구요. 깜짝 놀랐지 뭐예요…」
 그는 ‘안 선수에 대해서는 선입관만이 주로 부각되지만, 그는 기본적으로 축구소년 입니다’ 라며 기쁜듯이 이야기해 주었다.

 지독히도 축구를 사랑하는 소년이, 드디어 국민적 영웅으로 추대되었다. 하지만, 카르쵸의 나라에서, 민족의 자랑을 잃을 뻔했다. 안정환의 자아는, 끝없는 방황을 계속해 왔다고 말할 수 있다.
 그에 있어 이웃나라 일본은, 그의 날개를 쉬게 할 적합한 장소였다. 스타로서의 프라이드도 지키고, 축구에도 집중 할 수 있다. 절호의 환경이었다.
 그것을 주저앉아 있다고 비난 하는 것은 속 좁은 일일 것일 것이다. 좀 더, 시미즈의 땅에서 쉬게 하는 것은 어떨까. 축구소년 다운 웃음을 되찾을 때까지.




실로 멋진 인터뷰.... 우리 찌라시들은 언제 우린 인터뷰 해보나.... -_-
후추에 곽훈(tibuhoon)이란 분께서 올린 글이였습니다.


gogo
211.49.209.***
남일선수도 저런 인터뷰를 해달란 말야... 한국찌라시들... 2003-06-03
14:00:52

수정 삭제
ㄴㄱ
152.149.54.***
아, 그리고 이 인터뷰가 문제의 이민 운운하는 기사의 발단이 된 인터뷰죠. 도대체 어디에 이민의 '이'자라도 나오는지. -_-; 2003-06-03
15:04:43

수정 삭제
bin
210.118.104.***
"안 선수에 대해서는 선입관만이 주로 부각되지만, 그는 기본적으로 축구소년 입니다" 라는 말이 와닿습니다. 저.히로타다라는 인터뷰 상대는 '오체불만족'의 그 사람 맞죠? 2003-06-03
17:29:57

수정 삭제
#
218.51.126.***
굿데이, 정말 불싸질러버리고 싶군요. =_=; 이렇게 좋은 인터뷰에서 그따위 왜곡된 기사를 써내다니. 2003-06-04
01:58:58

수정 삭제
ㅇㅇㄷㅈ
210.103.174.***
굿데이 개시키들...그나마...축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나 진실을 알지..대부분의 사람들이 정환선수 욕을 하더군요..하물며....일본전때 한골을 넣고도..말이죠.ㅠ-ㅠ 2003-06-04
21:24:46

수정 삭제



전체목록  |  축구자료 (146)  |  관전평 (164)

 
74 [축구자료]
  [펌] 김정우, “울산현대와 올림픽대표팀의 살림꾼” 
 gogo
2921 2003-09-16
73 [축구자료]
  [펌] 권집, "독일월드컵에선 꼭 뛰고 싶다"   1
 gogo
3218 2003-09-15
72 [축구자료]
  [한국축구유망주](20) 김영광, “부상으로 실려나가는 한이 있어도"   1
 위너CJ
3166 2003-08-27
71 [축구자료]
  문자중계 용어 설명~   56
 지킬께♥
3748 2003-08-25
70 [축구자료]
  로비킨, "제발 세리모니하게 내버려 둬! "   3
 석이
4104 2003-08-11
69 [축구자료]
  [국제] 이천수가 간 곳... 끝나지 않은 전쟁   3
 띠용
4376 2003-08-05
68 [축구자료]
  축구] K리그의 더비 매치- '수도권 더비'(딴지일보 펌)   2
 띠용
3159 2003-07-07
67 [축구자료]
  [펌] 그 많던 파이는 누가 다 먹었을까   1
 눌객
3419 2003-06-20
66 [축구자료]
  [베스트일레븐] 세계의 더비를 찾아서④ - 독일 
 눌객
3042 2003-06-10
65 [축구자료]
  [베스트일레븐] 2003년 6월호 유망주 Foots' view - 경기 풍생고 3년 이상용   3
 #
3983 2003-06-04
[축구자료]
  [펌] 안정환 선수 인터뷰-주간 NUMBER 576호   5
 눌객
3092 2003-06-03
63 [축구자료]
  한국 미드필더의 핵은 유상철이 아니라 김남일..   3
 사커월드펌
3842 2003-06-02

[1][2][3][4][5][6] 7 [8][9][10]..[13]



Copyright 1999-2021 Zeroboard / skin by 또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