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젠장할
작성일 : 2003/06/02 22:19 (from:61.32.89.97)
히딩크가 왜 유상철보다 김남일을 애타게 아쉬워 한 줄 아십니까?
그건 바로 김남일이 히딩크가 추구하는 축구철학에 가장 필요한 선수였기 때문이죠.
참고로 월드컵때 전경기를 머릿속에서 자유롭게 재생시킬수 있는분만 들으십시오.
일단 김남일이 활약한 예선 3경기와 이탈리아전, 스페인전 초반.. 결장한 스페인전 교체이후, 독일, 터키전을 떠올리십시오.
당시 미드필더에서의 양팀의 공방은 어떠했습니까? 그리고 주도권은 어느쪽이 잡아가고 있었습니까?
폴란드,미국전은 일방적으로 한국이 미드필더진을 장악한 경기였죠. 당시 폴란드 공격형 플레이메이커와 미국의 그 잘난 레이나는 김남일한테 밀착마크 당해서 공 한 번 잡아보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포르투갈전도 김남일이 주도한 미드필더 압박에 상당히 흔들렸었죠.
아직도 김남일의 진가를 모르는 사람들이 많아서 안타까운데 김남일 개인적으로 보면 부족한게 많은거 같지만 그건 그가 볼가졌을때 플레이를 떠올리니까 그런겁니다. 그가 수비하는걸 보십시오. 다른건 몰라서 그가 미드필더에서 적절하게 뛰면서 압박하는 모습은 상대에게 가장 위협이 되는 플레이입니다.
이탈리아전에서도 좌우의 이영표,송종국이 잠브로타하고 델피에로에게 농락을 당하고 있을대 중앙에서 그나마 어느정도 대등한 경기를 끌고갈수 있었던것도 김남일이 중앙에서 이탈리아의 패싱루트를 읽고 적절하게 위치를 잡아가며 압박을 했기때문에 가능했습니다.
아직도 잘모르시겠다면 김남일이 중간에 빠진 스페이전을 보십시오. 전반 중반까지 한국은 미드필더진에서 어느정도 선전하며 좋은 경기내용을 이끌었습니다. 근데 김남일이 스페인 선수들의 의도적인 태클에 부상이 악화되어 빠지면서 경기의 추는 급격히 기울었습니다.
미드필더진에서 김남일이란 존재가 빠지면서 스페인은 한국을 일방적으로 농락하다시피 한거죠. 독일전도 전반에 미드필더진에서 압박이 안되니까 전반 중반부터 수비위주로 가면서 겨우 공세를 막아낸 거였습니다.
김남일은 정말 한국팀에게 있어서 중요한 존재입니다. 한국의 강한 디펜스 프레싱도 능력으로 따지면 유상철보다 김남일이 더 상대에게 위협이 됩니다. 유상철이 많이 뛰어주면서 볼가진 상대를 따라다니면서 압박하는 스타일에 비해 김남일은 자신의 위치를 지키면서 상대가 좋은패스를 못하도록 패스의 길목을 읽으면서 어쩔수없이 한국 수비들이 있는쪽으로 공이 가도록 유도하는게 뛰어납니다.
자신이 직접뺏기고 하지만 대부분은 상대선수가 적절한 패스를 할수가 없도록 패싱루트를 철저하게 자신의 수비범위에 담아두는 겁니다. 그러니 상대가 미드필더진에서 공격을 제대로 풀어갈수가 없었던거죠.
물론 이건 미드필더에서의 제공권이 좋은 유상철, 볼키핑력이 있어 볼을 쉽게 뺏기지 않고 공을 소유할수 있는 선수들이 있기때문에 그 진가를 발휘하는 거죠.
4월 한일전때도 한국이 일방적으로 앞섰지만 가끔 미드필더에서 제대로 수비가담을 못하면서 몇번의 위협적인 역습찬스를 내주기도 했는데 며칠전 한일전때는 일본이 한국에게 이렇다할 공격을 못하고 미드필더를 내준것만 보아도 김남일의 활약은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이었습니다.
지금 김남일의 역할을 대체해줄만한 선수는 한국에 없습니다. 김남일이 없으면 이을룡, 박지성이 해주면 된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김남일이 있음으로 인해 배가되는 한국 미드필더진의 압박강도는 감소할수밖에 없습니다. 지금껏 김남일이 대표팀에 뛰면서 활약했던 경기를 보면 데뷔전이었던 체코전을 빼면 모든 경기에서 미드필더를 한국이 장악하고 시종일관 주도권을 잡았다는걸 알수있을 겁니다.
(사커월드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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