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vs 수원 뒤늦은 관전기(익게방에서)

2003-08-21 15:31:53, Hit : 2986, IP : 221.163.206.***

작성자 : 수리
<전남>
            이따마르----신병호
                      비에라
   이영수-- 김도근 --김남일 --김홍철
          주영호-- 김태영 --강철
                   박종문
          
<수원>
            나드손-----뚜따
                     가비
          김두현 -----서정원
                    권집
  김진우-- 조성환 --김영선-- 이병근
                  이운재



전남과 수원, 두 팀 모두에게 이 날 경기의 결과에 따라 상위권 도약이냐, 치열한 중위권 다툼에서 밀리느냐 하는 중요한 경기였다. 소문만큼 기대가 컸던 권집 선수와 최고 몸값 나드손 선수를 볼 수 있다는 것에 설레었고, 실제로 경기 전날 발표된 양팀의 출전선수 명단에 제대로 골이 터지는 경기가 되겠구나-라며 내심 기대를 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따마르 신병호 투톱에 비에라를 프리맨에 가까운 쉐도우로 두었으니 그 삼각편대가 제대로 파괴력을 발휘해 준다면 김남일의 연속 공격포인트 사냥과 맞물려 던젼의 골잔치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는 기대와, 브라질 1부리그 에서 엄청난 골을 기록했다는 나드손의 합류, 가비 김두현 서정원으로 이어지는 수원의 미드필드진의 공격력이 이런 중요한 경기에서 폭발해주길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일단 경기는 골이 터져야 맛이라고 생각하는 사람^ ^



경기 초반, 양팀의 치열한 탐색전이 이어진다. 덥고 습한 날씨 와중에서도 양팀이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창으로 무장한 두 팀은 쉽사리 물러설 기세를 보여주지 않는다. 전반 초반의 움직임은 이제껏 보아왔던 전남의 어떤 경기보다 공수의 전환이 빨랐다. 전반 5분경, 권집 선수가 헤딩으로 따낸 볼을 뚜따에게 연결시키면 김태영 선수가 걷어낸다. 걷어낸 볼이 비에라에게 연결되고 이따마르에게 돌린 볼은 다시 수원의 수비수 조성환 선수가 걷어낸다. 이것이 전반 공격과 수비의 형태였다. 한번씩 주고 받는 형태. 이 위태위태한 공방전 속에서 아깝게 날아가던 골찬스들-_ㅠ 전반 9분 경에는 김도근선수가 걷어낸 볼이 문전앞으로 쇄도하던 이따마르에게 그 스피드가 그대로 살려진 패스로 연결되면서 이운재 골킵을 제치고 단독찬스가 만들어졌지만, 조성환 선수가 각을 좁히며 들어오는 움직임에 균형을 잃고 넘어진 이따마르. 11분 경에는 우리 공격진영에서 드리블 하던 김남일 선수가 플레이메이커 가비 선수 앞에서 헛다리-_-;를 시도하던 모습은 잊을 수 없을 것이다.


이날 이따마르의 움직임은 상당히 칭찬해주고 싶을 정도로(부산전부터 뭔가 물이 올라보이는 이따마르~) 상대진영 깊숙이 들어가 찬스를 만드는것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는 것, 부지런히 움직여주며 수비수를 달고 다녔고 좁은 공간에서도 볼을 뺏기지 않고 미드필더에게 한 번더 공을 가질 기회를 만들어줌으로서 볼 점유율을 높일 수 있었다. 이날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신병호 선수는 김진우 선수의 끈질긴 마크에 행동반경이 좁아져서 내심 안타까웠다. 비에라 선수야 워낙에 활동량이 많고, 상대 진영을 뒤흔드는 재주^ ^가 있는 선수 이다보니 제 몫을 해주었지만 수원의 돋보이는 수비진들의 활약으로 득점에는 실패하는 불운을 겪었다. 전반 25분경을 비롯한 몇 번의 중거리슛 찬스도 이운재 골킵의 선방으로 무위로 돌아갔다.


부상이후 감각을 찾고 있는가 싶었던 이영수 선수는 이날 단연 발군의 선수. 수원이 가비, 서정원 선수와 김두현 선수의 시너지 효과가 전남의 스리백에 의해 반감되었다면, 이영수 선수는 전남 경기에서는 보기 드물었던 측면 공격의 활로를 뚫고 있었다. 순하게 생긴 얼굴에 어디서 저런 파괴력이 나올까 싶을 스피드로 순식간에 문전 앞으로 올려주는 크로스. 게다가 오른쪽 윙에 있던 김홍철 선수와 더불어 역습찬스를 만들어내는 서정원 선수를 막느라 고군분투했다. 파워를 기른다면 그 스피드와 결합하여 전남 측면의 핵으로 우뚝 설 수 있으실 것이다. ^ ^그리고 김홍철 선수는 수비와 미드필드를 오가며 플레이를 하고 있는데, 가장 절실하게 필요한 것은 시야. 물론 웨이트를 해서 몸집을 불리는 것도 부족한 파워를 기르는데 도움이 되겠지만, 미드필드에서의 패스는 한번의 실수가 상대방의 역습으로 연결될 수 있는 만큼 정확하고 넓은 시야로 주위 선수들을 이용할줄 알게 된다면 좀 더 나은 플레이를 보여주지 않을까 싶다. 김홍철, 파이팅-_ㅜ (이따마르 화나게 하지 말자; )


김남일 선수, 파이팅 넘치는 그의 수비플레이를 볼 기회는 적었지만 그가 전남 공격의 중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기회였다. 계속된 풀타임 출장과 올스타전의 피로가 겹쳐 담까지 걸렸다는 몸상태는 이전만큼 가벼워보이지 않았지만, 한 선수가 그라운드에서 차지하는 중량감, 을 말하자면 어제의 경기는 김남일 선수의 최고치가 아니었을까. 공수를 연결하는 위치에서 적절하게 찔러주는 스루패스는 전남의 중앙공격을 살려내며 경기내용에 힘을 불어넣었다. 미리 반박자 빠르게 공간을 점유하고 그 위치에서 상대방의 볼을 인터셉트하여 우리 진영으로 공격수를 끌어올리는 움직임은 우리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그-를 보여주는 모습이었다. 보기만해도 저절로 배부르는 그의 플레이! 수원의 권집 선수는 김남일 선수를 대인마크 하는 모습도 간간히 보여주며 김남일의 나아진 공격력을 반증해주었다^ ^물론 공을 가졌을 때의 조금 느려보이는 순간스피드나 공격형 미들의 위치에서 필요한 유연성, 수비수의 균형을 빼앗는 페인팅 등은 그가 이제 전남에서 차지하는 공격력에 비례하며 점점 보완해나가야할 점들일 것이다.



후반 19분 경, 비에라와 교체된 노병준 선수. 공격력을 갖추고 있고, 웬만한 스피드와 눈에띄는 근성을 갖춘 선수다. 급박한 상황에서 골을 터뜨려 시즌 5골을 기록하고 있고, 앞으로의 기대가 큰. 그러나 후반 조커로서의 부담감이랄까. 이 선수의 움직임을 보면 페이스를 오버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물론 루즈해진 경기에(어제같이 습도, 온도가 다 높은 살인적인 날씨라면 더더욱) 새 기운을 불어넣는 역할을 해준것은 그의  부지런하고도 근성있는 플레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찬스가 왔을때 좀 더 냉정할 수 있다면, 지금의 활동량 그대로에 효율성을 불어넣는다면, 코너킥 때 발목의 힘과 유연함을 적절하게 조화시킬 줄 안다면- 그는 분명 중요한 시점에 직면한 팀성적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이날 그가 찬 코너킥의 대부분이 골대를 한참 너머 그 정확함에 있어서 실패하는 모습을 자주보였다. (이때는 정말 전남에는 긱스가 필요해!를 외치며 속으로 절규했다는-_ㅠ)그리고 후반 36분 경 있었던 김남일 선수에게서 연결된 단독찬스에서 슛타이밍을 놓치면서 마지막 득점의 기회가 무산된다. 지난 해, 건강상의 이유로 한 시즌을 쉬었으니 실제적으로 이번 시즌이 프로데뷔시즌인 그.  경기를 거치면서, 곧 부상에서 회복하여 돌아오는 미쉘선수와 팀내 포지션 경쟁을 거치면서 경험이 쌓이면 발전하리라 믿는다. 부디 팀에 지금 보다 더 필요한 선수가 되어주기를 바란다.




전남의 스리백은 이제껏 늘 그래오셨듯이 엄청난 파이팅으로 나드손 뚜따의 초반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고 생각한다. 이날 나드손의 움직임은 적응이 덜 되어서 그런지 남미 선수 답게 유연하고 민첩한 움직임을 보여주었지만 볼에 대한 집중력, 몸싸움에 대응하는 근성은 부족해보였다. 아마 수원 선수들과 시간을 두고 손발을 맞추다보면 나아질 일이겠지만 수원의 입장에서는 매우 아쉬운 대목이었을 것이다.  가비 또한 김태영 선수에게 밀착 마크 당하며 번번히 하프라인 근처에서 좌절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니 양쪽 윙플레이어로 나선 서정원선수와 김두현 선수에게 돌아가는 볼배급량이 적어질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수원의 미드필더에서 만들어가는 움직임 또한 만만치 않았음은 사실이다. 후반 20분 경 남궁웅 선수와 김두현 선수의 콤비플레이로 만들어낸 아까운 중거리슛 찬스나, 후반 35분 시원스럽게 터질뻔 했던; 서정원 선수의 골포스트 상단을 약간 벗어난 볼등은 저것이 어째서 득점이 아닌가, 수원선수들은 땅을 칠 일었을듯. 그리고 간간히 터져나오는 강철 선수의 위협적인 오버래핑은 수원 수비수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고, 주영호 선수 또한 무난한 플레이로 전남 수비진에 그 무게를 더해주었다.




수원이 이날 들고나온 포메이션에서 사다리꼴에 가깝게 미드필더를 포진하는 형태는 수비형 미드필더 권집 선수 하나에게 일차적 공격저지 임무를 맡기고 있으니 그 만큼 윙플레이어를 이용한 측면 공격에도 무게를 실어두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다르게 이야기하면 권집 선수에 대한 감독의 신뢰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독일 명문 유스팀을 거쳤다고 하지만, 성인무대의 경험이 전무한 선수고 아직 스무살 남짓한 어린 선수. 소문도 많았고, 기대도 많았던 선수를 본다는 기쁨도 잠시- 권집 선수가 보여준 안정감 있는 플레이는 감탄사를 연발하게 만들었다. 중앙 미드필더라는 포지션에 대한 이해가 높고, 단연 돋보였던 넓은 시야는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질 높은 패스를 하게 만들었고, 상대방 공격저지의 지점에서 우리의 공격으로 상황을 전환하는 효율적인 플레이. 게다가 공격이 여의치 않을때는 자신이 직접 사이드를 돌파해 들어가 뚜따에게 연결시켜준 두어번의 크로스는 수원의 어떤 측면 공격보다 날카로왔다. 어디하나 버릴데 없는 깔끔한 군더더기 없는 움직임은 그를 신뢰하는 수원의 자신감을 증명해냈다. 앞으로 이렇게 계속 성장해준다면 세계시장에 내놓을 보물이 되지 않을까. 매우 뿌듯하고 가슴벅찬 일임에 분명하다. 김남일 선수의 성장에 열광했듯이 그의 성장을 지켜봐주는 것 또한.

이날 양팀의 교체카드는 장군멍군을 주고 받는 듯 했다. 비에라가 빠지고 노병준이 들어가면, 수원은 나드손을 빼고 남궁웅을 투입하는 식의. 이 교체카드의 목적은 승리였겠지만, 지켜보는 관중으로서는 그나마 후반 경기가 덜 지루했다.;  그리고 무승부의 수훈에 기여한 선수로 수원의 모든 수비수들 중에서도 조성환 선수와 김진우 선수를 빼놓을 수 없다. 김진우 선수의 노련한 플레이는 말할 것도 없지만, 조성환 선수의 터프함에 놀랄 지경^ ^; 몸을 사리지 않으며, 좋은 위치선정으로 최전방 수비수로서의 역할을 잘 해냈는데 이런 조성환 선수의 파이팅은 번번히 이따마르를 문전 앞에서 멋쩍게 웃으며 되돌아오게 만들어서 한편으로는 아쉽기도, 올대의 미래를 생각하면 흐뭇하기도 한 이상한 경험을 했다.;



4,5위전 답게 박빙의 승부. 사실 예상만큼 박빙이었지만, 골은 터지지 않는 경기. 절대로 질 수 없다는 팀들의 승부욕이 수비진들을 날게-_-;만들고, 골킵들을 야신-_-;으로 만들었는지 모르겠지만 전반의 빠른 공수 전환과는 달리 점점 더위와 습기에 지쳐가는 선수들의 경기는 점점 루즈해져갔다. 아까운 찬스가 계속 득점과 연결되지 못하니 지켜보는 관중들의 속은 점점 더 타들어가는 안타까운 상황. 찬스만 살렸다면, 조금만 더 집중했더라면 우리의 승리였을까? 3R의 고비를 넘고 있는 전남이 지금 이 페이스를 잃지 말아주기를 간절히 바란다. 김도근 선수와 김남일 선수에게는 휴식이 필요할 듯 해보이지만 가능한 일일까-_ㅠ

수원은 탄탄한 미들과, 수비진을 바탕으로 나드손과 뚜따의 공격력이 적응기를 거치고 물이 오른다면 이번 3R 최고의 돌풍으로 떠오를 준비된 팀임을 확인한 경기였다. 그리고 전남 역시, 늘 비기는 게임을 하는- 수비축구의 전남이 아니라 확실히 달라진 팀 컬러를 받쳐줄 선수들이 성장하고 있다는 믿음을 갖게 되었다.

개인적인 사정상 광양의 던젼과는 이번 시즌 마지막 경기였지만, 그래서 비긴게 더 아쉽고 전반적 경기흐름보다는 선수들에 대한 이야기가 더 많았던 후기지만, 이 좋은 축구를 누릴 수 있게 해준 김남일 선수와 더불어 좋은 경기를 보여준 선수들, 같이 응원했던 나이스 분들께 감사하고 싶다.^ ^



전남, 파이팅- 김남일, 파이팅.
당신의 승리가, 우리의 승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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