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 예선] 대한민국 vs 대만, shall we dance?

2006-10-02 01:46:24, Hit : 3720, IP : 220.94.20.***

작성자 : toto
[링크] 자유게시판 [2006/08/20]


1.

아시안 컵 예선이라고는 하지만 상대는 약체로 평가받는 대만입니다.
허나 이 경기는 베어벡의 감독 데뷔전이라는 측면-새로운 선수나 전술변화-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일단 승리하는 것이 우선이였습니다. 감독 초기에 가지는 언론과의 허니문 기간에서도 홍명보 차기 감독론이 대두되는 상황이나, 쿠엘류 감독이 오만/베트남전 패배를 이기지 못하고 중도퇴진한 기억을 되짚어 보면 베어벡으로서는 승리가, 그것도 가능하다면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깔끔한 승리가 필요했습니다.


2.

대한민국은

안정환 정조국 이천수

이을용 김정우
김남일

장학영 김진규 김상식 송종국

의 포메이션이었습니다. (대만은 아는 선수가 하나도 없는데다 경기를 본 뒤에도 기억에 남는게 없습니다. 아마 451이나 4411정도가 아니었나 하는데 사실 이런 하프코트 게임에서는 상대방의 포메이션이란 그다지 의미가 없습니다)


3.

안정환이 왼쪽 윙포워드, 김영철 대신 김상식이 센터백의 한 자리를 차지했으며, 장학영이 왼쪽 윙백을 맡았습니다. 안정환은 위치적으로는 3톱의 왼쪽 윙포워드지만 실질적으로 이 3톱은 정조국 아래에서 안정환은 횡으로, 이천수는 사이드 라인을 따라 종으로 주로 움직였는데 이에 따라 양쪽 윙백에게 각각 요구되는 플레이가 달랐습니다.

안정환이 수비를 끌고 중앙을 따라 움직이면 장학영이 공간을 찾아들어가면서 사이드를 커버, 크로스를 올려주는 쪽이라면, 송종국은 이천수가 사이드를 따라 파고들면 뒤에서 패스를 넣어주거나 본인이 이천수에 맞춰 중앙에서 벽처럼 볼을 받아주는 모습이 더 많았습니다.


4.

오늘 경기에서 가장 저를 사로 잡은 것은 장학영 선수입니다. 그야말로 괄목상대라는 말이 딱 들어맞습니다. 국대 첫 데뷔무대에서 완전히 얼어 패스미스 남발에 자신의 위치를 찾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던 모습이 채 1년도 지나지 않았는데, 오늘은 자신있게 공간을 찾아들어가는 돌파, 주고 받는 패스, 적절한 수비가담까지 보여주었고 한 두번 보여준 원터치 패스뒤 공간으로 빠져드는 모습은 박지성을 떠올리게 합니다.

물론 성남에서는 계속 잘해주고 있다는 것은 두말하면 입이 아프지만(한 번 언급한 적이 있지만 장학영과 박진섭은 k리그 중에서는 4백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풀백이라 생각합니다), 국대에서 조차 이렇게 잘하면-거기다가 못한다고 투덜거렸던 못난 냄비팬을 무안하게 하면서- ... 정말 미워할 수가 없습니다. :-)
그리고 어쩌면 한국의 승리보다는 장학영 선수가 제게 확고한 이미지를 새긴 날로 더 기억에 남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게 할만큼 멋진 플레이를 보여주었습니다.


5.

반면에 4백과 골키퍼의 수비는 오늘 측정불가입니다. 전반전 있었던 한 두번의 역습을 제외하면 이렇다할 위험 상황이 없었던데다가 양측 풀백은

장학영 송종국
김남일
김상식 김진규

정도로 전진해 있었으나 사실 센터백 두명 과 김남일의 수비가담만으로 하프게임상황에서는 별 문제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김영광 선수는 전반 말미의 프리킥 상황에서야 골키퍼가 누군인지 알아봤을 정도이니 뭐 패스합니다. :-)


6.

몇 차례의 결정적인 기회가 무위로 돌아가면서 오만과 베트남전이 떠오르고, 전반 30분까지 골이 나지 않으면 이 경기가 어떻게 흘러갈지 모르겠다고 나름대로 마지노선을 정한 그 순간 거짓말처럼 골이 터졌습니다.  오랜만에 올라온 김남일이 올려준 패스를 안정환이 감각적인 슛으로 연결.

아마 감독의 지시가 사전에 있었던 듯 한데 김남일 선수는 4백 바로 앞에 자리 잡고 풀백 (혹은 김진규마저!)이 비운 자리를 메워주고, 가능하면 일정선 이상은 넘어가지 않으며 공격의 흐름을 조절하거나 간간히 패스를 찔러주는 플레이를 했습니다만 드물게 올라온 그 한 번의 패스가 첫 골로 연결됩니다.

첫 골이 들어간 이후에는, 특히 후반전에는 하프코트 게임이 진행됩니다.
두 번째 골은 안정환에서 이을용으로 이어지는 패스를 정조국이 마무리한 슛이었는데 이 골이 들어가기 전에 만일 교체를 한다면 정조국이 아닐까하는 혼자생각을 하고 있었던 터라 내심 반가웠습니다.

대만 정도의 피지컬이라면 정조국을 빼고 박주영-안정환-이천수의 스몰3톱을 쓰는 것도 나쁘지 않아, 아니면 차라리 신영록같이 몸빵이 월등한 선수를 투입하는 것이 낫지 않나 하고 중얼거리고 있었는데 웬걸, 무려 a매치 데뷔골을 성공시킵니다.(사실 저도 해설자가 말해주기 전에는 몰랐습니다. 곰곰 생각해보면 확실히 골을 넣었던 적은 없는데 왜 몇 골은 넣었던 걸로 기억하는지?)

7.

이천수-)박주영의 교체는 누구나 예상했던 것이지만 안정환-)김2현의 교체는 조금 의외였습니다. 비슷한 포지션의 김정우이나 정조국을 쉬게 할 수도 있었겠지만 감독은 안느를 빼주었고, 처음에는 4132로 바뀐게 아닌가 했습니다만 박주영의 움직임이나 미들 구성을 보면 아마 이용수 해설위원의 말대로 4231이 맞을 겁니다.

김2현 선수가 골키퍼가 막은 중거리 슛을 아까워 할 틈도 없이 보는 사람이 다 시원한 골을 성공시키면서 3:0으로 경기가 끝났습니다. 과연 슈팅이 정말 뛰어난 선수입니다만... 개인적으로는 토토보다 은행정기적금을 더 선호하는지라 :-)


8.

김정우 선수도 잘해주었고(뭘 더 먹여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은 여전히 듭니다만) 이을용 선수야 언제나처럼 제 몫을 해주었고, 김남일 선수는.
김남일 선수는... 물론 잘해주었습니다만 플레이와는 관계없이 컨디션 자체는 그다지 좋아보이지 않았습니다.  언제나 흔들림 없는 눈으로 어깨를 곧게 펴고 앞을 바라보는 사람이(아, 이건 모 만화의 인용입니다 ^^) 평소 같지 않게 야위고 눈빛도 지쳐보이고, 뭐 그렇습니다. 이 부분은 패스.


9.

대만을 상대로 원정경기 3:0이라며 나쁘지 않은 스코어입니다. 엉망인 잔디와 생각보다 투지있게 맞선 대만선수를 생각한다면 더욱 그렇습니다만 베어벡감독에 대한 진지한 평가는 9월달 이란전이 지나봐야 뭐라고 말할 수 있을 듯합니다.


10.

신임감독의 시작.

춤을 출 때는 그저 한 스텝씩 밟아가는 게 최선입니다. 저도 아시아 컵 우승이나 남아공 월드컵 16강 따위는 미뤄두고 다음 스텝만 생각하려고 합니다. 퀵 퀵 스로우 그리고 턴. 이제 베어백 감독과 축구대표팀이 저에게 손을 내밀고 있습니다. shall we dance?








전체목록  |  축구자료 (146)  |  관전평 (164)

 
[관전평]
  [아시안컵 예선] 대한민국 vs 대만, shall we dance? 
 toto
3720 2006-10-02
249 [관전평]
  [컵대회 12R] "수원 vs 서울" 바람이 불어오는 곳 
 toto
6312 2006-10-02
248 [관전평]
  [대한민국 vs 스위스] 다음에는 웃을수 있었으면 합니다   1
 석이
3668 2006-10-02
247 [관전평]
  [대한민국 vs 프랑스] 아트사커 프랑스는 강했다.그러나 우린 이겼다~!   2
 석이
3848 2006-10-02
246 [관전평]
  [대한민국 vs 토고] 첫 경기 후 몇몇 선수들에 대한 찬양...   2
 석이
3573 2006-10-02
245 [축구자료]
  [사진] "2003 ~ 2006" 김남일 선수의 플레이 모습   27
 석이
3667 2006-09-18
244 [축구자료]
  [사진] 8년만에 찾아온 기회, 슈퍼세이브. <박.호.진.>   2
 석이
3577 2006-09-18
243 [축구자료]
  [2002 대한민국 vs 프랑스 평가전] 백만년 뒷북... ㅎㅎ   13
 석이
3547 2006-09-18
242 [축구자료]
  [대만전] 사진으로 보는 김남일 선수의 활약상...   1
 석이
3387 2006-09-18
241 [축구자료]
  [특집] 축구공의 모든것~!!!   9
 석이
8935 2006-09-06
240 [축구자료]
  No.3 당신은 바로 수원 블루윙즈의 살아있는 역사입니다   4
 석이
3580 2006-08-06
239 [축구자료]
   Forever BUCHEON... 그들이 돌아 올 날을 기다리며   3
 석이
7227 2006-07-30

[1][2][3][4][5] 6 [7][8][9][10]..[26]



Copyright 1999-2020 Zeroboard / skin by 또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