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컵 u-20 청대] 한국 vs 미국 관전기

2006-10-02 22:00:48, Hit : 3350, IP : 220.94.20.***

작성자 : toto
[링크] 자유게시판 [2006/08/30]


1.

부산 청소년 대회(u-20) 한국:미국 경기를 kbs 공중파에서 생중계로 시청했습니다. k리그 빅 매치는 중계안해주면서 국가대표 타이틀이 붙으면 청소년 경기도 공중파 황금시간대에 다 해주는 것은, 이거나마 다행이라고 여기라는 건지... 난처합니다.

2.

u-20인데도 불구하고 이전보다 프로에서 뛰는 선수들이 확실히 많습니다.제가 알고 있는 선수들만 해도 심영성, 이상호, 이청용, 신광훈, 기성용 등등. 이상호 선수는 지난 울산-감바 오사카 전에서 인상에 남는 크로스로 한 번 언급한 적이 있고, 심영성 선수는 수원-sk경기에도 출전했었습니다. 기성용 선수는 출장한 적이 없는 것 같은데 뭐 청대 안에서도 가장 어린 선수니 당연한 것일지도 모릅니다.(어린데도 키가 크더군요 185라고 하던데)

미국 왼쪽 진영을 초토화 시킨 신광훈 선수나, 이상호, 심영성 등은 프로 1군에서 뛸 때는 그다지 위력적이란 느낌을 받지 못했는데 어제 또래들과의 경기에서는 눈에 확 들어오는 플레이를 보여주었습니다. 이래서 프로는 다르다고 하는 것인지도.


3.

경기 자체는 일방적인 한국 페이스였습니다. 미국이 상당히 강팀이고 이번 대회에도 베스트 멤버가 거의 다 온 걸로 알고 있었는데, 한국이 한 수 위의 전력을 보여주었다는 말이 맞습니다. 아마 미국이 시차적응이나 여러가지 면에서 정상 컨디션이 아닌 걸로 보입니다. 그게 아니라면 어제의 멤버가 2군이었습니까?

미국의 패인은 한 마디로 스피드에서 완패한 것입니다. 선수 개개인의 스피드는 물론이고 한국의 스피디한 경기 운영에 말려서 자신의 플레이를 하지 못했습니다. 미들조차 한국의 압박에 밀려서 걷어내기 바쁜데다 이현승이나 박주호의 패스가 마음대로 나가게 놔둡니다.

결정적으로 수비라인에서(실수 몇 개는 그렇다 치고) 아직 지역수비와 맨투맨를 적절히 바꿔주는 것이 서투릅니다. 오프사이드 트랩을 쓰려면 확실히 하던지 이도 저도 아니면 맨투맨으로 붙어주던지 해야지, 아마 수비수들끼리 호흡문제가 있어 보이는데 감독이 다음 경기까지 어떻게든 보완을 해야 할 걸로 보입니다.


4.

한국은 3백 앞에 이청용과 박현범을 수미형 미들로 두는 3412를 보여주었는데, 선수들의 개인기량은 미국 선수 한 두명은 크게 두려워 하지 않는(!) 정도로까지 보입니다. 물론 청대레벨에서는 심리적인 요소가 크게 작용하므로 두 세골이 들어간 뒤의 플레이는 고려하지 않더라도, 경기 초반부터 이전 세대보다 트래핑이나 패스 센스가 좋아졌다는 것이 확실히 느껴졌습니다. 공을 받아서 자신이 원하는 공격 방향대로 살짝 돌려놓는 트래핑이나(이건 후반 중반쯤에 해설자도- 신광훈 선수였던가?- 한국 선수의 트래핑 장면을 보며 언급을 하던데) 상대 수비가 에워싸도 침착하게 키핑하며 빠져나오는 모습들이 이전에 보기 힘든 장면입니다.

거기다 심영성 선수의 4전 5기 끝에 골을 성공시키는 모습은 어린 선수이기에 유쾌하게 봤습니다. 미국 골키퍼를 향해, 네가 그렇게 나온다면 나도 꼭 너를 제치고 골을 넣어주마라는 듯한 오기에 찬 모습은 언뜻 03청대시절 박주영을 연상시킵니다. 골을 넣는 것도 좋지만 기왕이면 내가 하고 싶은 대로라고 비웃는 듯, 막힐 수 있는 위험을 감수하고 일부러 골키퍼 다리 사이로 슛을 하던 박주영처럼 심영성도 결국에는 원하는 대로 골을 넣었습니다. 프로 데뷔는 했지만 이제 20살 남짓한 소년, 한 번쯤 저렇게 하고 싶은 대로 두는 것도 성장하는 과정이니까요.


5.

양 사이드에서 완전히 초토화시켜버리니 미국으로서도 방법이 없습니다. 스피드에서 도저히 따라잡지 못하는 데다 어찌어찌해서 사이드로 몰면 훼이크 한번으로 간단히 제끼고 크로스를 올려버립니다. 그렇다고 두 세명이 에워싸면 이번에는 중앙에서 스피드 있는 투톱을 향해 약한 중앙 수비진를 한 번에 뚫어버리는 패스가 나갑니다. 오프사이드는 번번히 실패하고 수비라인을 끌어내리면 미들에서 패스 플레이로 조금씩 전진하는 것을 허용하는 수 밖에 없습니다.
미국이 조금 더 적응되고 컨디션을 끌어올릴 시간이 있었다면 경기는 다르게 흘러가지 않았을까 하는데 미국의 다음 경기는 방송해 주지 않으테니 제가 알 길이 없습니다. ^^


6.

신광훈 선수는 한국에서 전통적으로 배출되는 윙 타입니다. 빠르고 체력이 좋아서 끊임없이 오르내리며 양질의 크로스를 올려주고 첫 골 장면에서 보이듯 정확한 슈팅 능력도 가지고 있습니다. 아마 신광훈의 골을 어시스트한 미들의 시원스런 패스가 박주호 선수인 걸로 보이는데(리플레이로 봐도 정확하지 않습니다만 주장완장이 보이는 것 같으니) 이현승선수도 패스를 빠르고 정확하게 줄 뿐만 아니라 강약을 조절해 가며 뿌려주는 눈에 확 들어오는 플레이를 보여주었습니다.

가장 관심있게 봤던 것은 수비형 미들로 나온 6번 박현범 선수인데 190이 넘는 큰 키와 긴 다리가 비에이라를 생각나게 합니다. 물론 아직 성장 중이라 체격은 아쉬운 면이 있고, 어제의 일방적인 경기내용상 강력한 수비력을 보여주지는 못했지만 나이답지 않게 3백과 커뮤니케이션하면서 공격수에게 무작정 달려들기 보다는 공간을 틀어막는 플레이, 패스방향을 예측하고 끊어주는 지능적인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단지 신체밸런스가 맞지 않고 스피드가 느린게 흠으로 보이는데 요즘 수비형미들의 추세로 봐서는 저런 피지컬이 각광 받는터라 박현범 선수가 잘 커주기를 바랍니다.


7.

청대가 친선전에 날아다니다가 세계 대회에서 죽을 쑤는 것도 한 두번이 아닙니다. 이 경기는 한국이 잘하기도 했지만 미국이 컨디션 조절에 실패한 면도 있어, 단순히 한국 최고라고 말하는 것은 웃기는 일입니다. 그저 전체적인 개인능력이 좋아졌다, 실패하더라도 자신의 플레이를 하려한다, 패스게임이 된다는 정도로 칭찬하는 것이 낫겠습니다.

신광훈과 박현범, 이현승을 주목할 리스트에 올리며, 제가 발견하지 못한 어딘가 숨어있을 제 2의 박지성을 즐겁게 기다립니다.


석이
220.94.20.***
지난 대회보다 더 기대가 큰 이번 선수구성인데 어떤 결과가 나올지 지켜봐야겠네요. 2006-10-04
00: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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