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8R] 몰아서 잡담 - (1) 수원 대 SK

2007-05-07 21:55:05, Hit : 3481, IP : 220.94.20.***

작성자 :
[링크] 익명게시판 [2007/05/04]

※ 홈경기는 가급적 빠지지 않고 있고, 원정도 저번에 무려 광양까지 따라갔다왔었는데 오프라인에서
  썰을 다 풀다보니 굳이 글 적을 것이 없습니다; 근데 이번에 무려 2경기 6골이라는 기염(!)을 토한
  고로 뭐 희미한 기억을 대강 반추하여 잡담이나 풀어볼랍니다.(기대따윈 꼬깃꼬깃 접어서 교주님
  슛팅처럼 저 너머의 무언가를 향해 광속으로 쏘아보아요 :D)


(1) 수원 대 남쪽 아이들.



0. 교주님(......)께서는 날로 확장되어가는 교세로 인해 다소 숨돌릴 틈이 필요하셨는지(......) 광양
  원정에서 상대에게 쵸큼 과하게 은총을 내려주신 관계루다가 교세 확장을 시기하는 무리들에게 노란
  딱지를 수집, 3장 누적으로 인하여 결장하셨습니다-_-;(이 날 부흥회 예정이었던 저희들은 광양에서
  노란 딱지를 보는 순간 모두들 낮은 탄식을;;)

  어쨌든 이 날 수원의 포메이션은 3-5-2.
  센터 이정수, 오른쪽 곽희주, 왼쪽 마토의 쓰리백에 송종국이 홀로 수비형 미들을 보고 양상민(왼쪽)
  백지훈-이관우(센터) 김대의(오른쪽)의 미드필더, 최전방은 서동현과 박성배가 투톱으로 발을 맞췄습
  니다.


1. 수원은 상대 입장에서 보기엔 정말 짜증이 이만저만이 아닌 쓰리백이 후방을 든든하게 지원하면서
  중앙의 송종국이 경기를 장악하고 이관우와 백지훈이 활발하게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양상민은 왼쪽
  뿐 아니라 중앙 침투를 해내면서 운동장이 좁다는 듯이 휘젓고 다녔고 대의성은 빈 공간을 기민하게
  움직이시며 거의 쓰리톱에서 윙포워드의 역할로 올라가셨습니다. 대의성이 올라간 공간은 곽희주와
  송종국이 적절하게 커버가 들어갔구요.


2. 기본적으로 SK는 역습, 수원은 미들을 장악한 가운데 파상공세를 펼쳤습니다. 양상민이 발이 빠르고
  킥력이 상당히 좋은 수비수라 몇 경기만에 바로 주전 왼쪽을 차지했는데요(어찌됐든 보내준 허정무
  감독님 땡큐) 이 날은 정말이지 "형아들! 저 할 수 있는 거 많아요! 그러니까 저에게 볼을 좀 주셈!"
  이 모드였습니다. 오른쪽에 공이 간다 싶음 어느새 왼쪽에서 치고 올라와 여기요~하며 손을 휘적대던
  양상민;;;


3. 첫번째 골은 양상민 사이드 돌파후 이관우에게, 이관우가 반대편의 김대의에게, 김대의가 다이렉트로
  때린 것이 골문 앞에 도사리고 있던 박성배에게 걸리면서 만들어졌습니다. 허탈해하는 상대 수비진을
  뒤로 하고 N석으로 달려가시던 흑상어는 어딘가를 보시더니 손짓을 하십니다. 반대편에서 냉큼 달려
  오신 대의성은 허리춤에 고이 끼워놓으셨던 아들네미 스파이더맨 가면을 쓰시면서 마치 본인이 골을
  넣은 양! 흥겨워 하셨습니다;(덕분에 케베쓰 중계 자막이 김대의로 나갔다는....-_-;) 빠지면 서운한
  이관우와 알고보면 교주님보다 어린, 하지만 벌써 애가 있는 마토까지 합세하여 유부클럽들은 거성댄스
  (...과연?;)를 선보이며 세리모니를 보여주었습니다. 그런 노장들의 경로잔치(-_-;;;;)에 마토까지는
  어째 끼어봤습니다만 아직 그럴만한 짬밥이 안되는 양상민과 서동현은....급히 발걸음을 돌리더군요.
  훗훗훗;


4. 골 넣은 후 분위기는 완전히 수원 쪽으로 기울어졌습니다. 간간히 SK가 역습을 노려보긴 했습니다만
  뚜렷한 위기상황 없었고 그렇게 후반으로 넘어갔습니다. 후반 들어가면서 양상민이 수비로 내려가고
  포백을 형성했는데 이 날 양상민이 하도 많이 뛰어서; 나름 체력 안배 차원이었던 듯.


5. 후반 시작되고 다리 쪽을 두 어번 태클 당하시고 구르셨던 첫 골의 주인공 박성배가 에두와 교체되고
  에두는 들어오자마자 그림같은 공간 패스로 서동현에게 골 기회를 열어줍니다. 따라붙는 골키퍼를
  제치고 정확하게 구석으로 찔러넣은 서동현의 두번째 골.

  안정환과 나드손, 에두, 박성배의 영입, 그리고 새로 치고 올라온 하태균까지. 이 쟁쟁한 포워드진
  에서 서동현이 살아남기 위해선 선발로 나왔을 때 무언가를 보여주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이었죠.
  그런 상황에서 선발 출장한 부담감이 꽤 있었는지 전반에는 그닥 뚜렷한 움직임을 보여주지 못한
  터였는데 후반 한 번의 결정적인 찬스를 골로 연결시켰습니다.
  환하게 웃으며 대선배의 옷깃 세리모니를 하는데 참 보기 좋았습니다. 그리고 저도 모르게 태균이
  긴장되겠다.....라고 중얼거렸...;;;


6. 이관우의 겁나 아까운 그물 때리는 슛이 작렬하고 얼마 뒤 들어오자마자 멋진 어시스트를 선보인
  에두가 갑자기 퇴장을 선고당했습니다. 중앙에서 이요한과 실랑이가 있었다고 하는데 이요한이
  쓰러진 후에도 몇 분간 인플레이였거든요.
  중간에 볼이 나가고 경기가 중단되나 싶더니 갑자기 주심이 레드를 꺼내더군요. 저는 그 때 일일
  코치알바 뛰시던 그 분보느라 퇴장인지 몰랐는데(그냥 경고인 줄 알았음) 에두가 어이없어하며 걸어
  나오는 거 보고 순간 짜증이....-_-;
  아니 그 때 당시에 경기 중단을 시키고 주든가. 멀쩡히 인플레이 시켜놓고 레드 주는 건 뭔 심보래요
  (....솔직히 저는 그 장면을 심판이 봤을지도 의심스럽습니다;) 뭐 어쨌든 팔꿈치 가격은 잘못된
  행동이니 레드감이긴 했지만서도.....


7. 에두가 허탈하게 나가고 11대10의 상황에서도 수원은 안 밀렸습니다. 많이 뛰었던 양상민이 교체되고,
  한 골을 넣어 그 임무를 다 한 서동현이 각각 이현진, 안정환과 교체되면서 수원은 오히려 더 공세적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그리고 이 날의 MOM인 송종국에서 시작된 패스가 백지훈- 이현진 - 다시 백지훈
  으로 연결되면서 멋진 쐐기골이 터집니다.

  우리 이쁜 지훈이는(........) 이걸로서 완벽 부활. 역시 그 아이에겐 맘껏 뛰어놀라고 풀어주는 게
  최곱니다.
  동계훈련 때 부상당하고 몸 좀 올라왔나 싶더니 올대 징용 당하고 돌아와서 리그 경기 뛰고 또 올대
  징용당하고...마치 2004년 누구씨 보는 거 같은 살인적인 스케쥴에다가 본인도 의기소침해진 거 같아
  걱정됐었는데 올대 프리킥골이 특효약이었나 봅니다. 이뻐죽겠어염.....흑흑흑


8. 3대0. 깔끔하게 딱 떨어지는 완승. 그동안 경기 내용은 좋은데 이상하리만큼 골이 안 터지는지라 참
  답답했었는데 이 날 깨끗하게 그 체증이 쑥 뚫리는 느낌이었습니다. 선수들도, 감독님도 다들 쫓기는
  분위기라 많이 안타까웠는데 이 날 대승으로 좀 그런 기운이 많이 가시는 걸 보니 더 기쁘더라구요.

  그리고 이 날의 최고 수훈은 단연 송종국입니다. 2002년때부터 워낙 좋아했던 선수라 아무리 바닥을
  치고 그래도 워낙 기본기가 있고 클래스가 있으니 한 번 전환점만 마련된다면 다시 미칠듯이 올라올
  거라 믿었었고 그 믿음을 보상해주고 있어서 진심으로 기쁩니다. 작년 전반기에 그놈의 월드컵때문에
  자기 팀 섭터들에게 그렇게 치이고(이건 관점차이니까 이 이상은 언급 안하겠습니다. 어쨌든 저는 그
  당시 진짜 속앓이 많이 했습니다ㅠㅠ) 다 낫지도 않은 발목 끌고 고군분투 뛰어도 작년 전반기 때문에
  좋은 소리 하나 못 듣던 송종국. 무려 4연속 도움을 해도 콜 한번 못 받던 송종국입니다.
  시즌 시작하고 송종국이 보여준 게 얼만데....해도해도 너무한다 싶을 정도라서 이 날 경기 끝나기도
  전에 저도 모르게 오늘 송종국 콜 안해주면 정말 사람도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 정도로 송종국은
  이 날 독보적이었고 반짝반짝 빛났습니다.

  누가뭐래도(빠심의 발로라 해도) 수원의 중심축은 김남일입니다. 그런 김남일이 부상이나 경고누적
  등으로 결장했을 때 그 자리를 대신할 수 있는 사람은 현재 수원에서는 송종국밖에 없습니다. 개인적
  으로 송종국의 가장 적합 포지션은 우측 윙백(풀백)이라고 생각하지만 중앙에서도 수준 이상 플레이를
  보여줍니다. 키 때문에 헤딩경합에서 약간씩 밀린 수도 있다는 단점이 있고 오랜 사이드백 경험으로
  인해 시야 상 약간씩의 미스를 보여주는 점도 있습니다만 어따 내놔도 하나 부족함 없는 중앙미드필더
  입니다. 작년에야 뭐 시작 단계였으니 다소 헤매고 한 점도 있었지만 작년도 후반부에 가서는 상당한
  포스를 보여줬었구요. 게다가 나방과는 2002년때부터 워낙에 호흡을 맞춰왔는지라 서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정말 잘 압니다.

  뭐 얘기가 길어졌습니다만. SK의 미드필더들이 소위 말하는 핫바지도 아니고; 그런데도 불구하고 혼자
  수비형 미들의 중책을 맡고 이관우와 백지훈을 서포트 해준 송종국의 공로는 이 날 경기의 MOM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경기가 끝나고, 제 눈에만 그렇게 보인 것이 아닌지 송종국 콜이 우렁차게 빅버드를 울리더군요.


9. 그래도 신도들에게 있어 이 날 최고의 하일라이트는 후반 벤치에 모습을 드러내신 교주님이셨습니다.
  교주님 TV 중계 화면 등장이라는 급문자에 모두들 놀라 벤치를 뚫어져라 쳐다보았으나 다들 확신하지
  못하고 있을 때, 교주님께서 다소 몸을 비틀으시어 그 귀한 얼굴(......)을 1/8 가량 사이드에 앉아
  계셨던 모 님께 보여주셨고 우리 모두 확인하자마자 모든 시선을 경기장에서 벤치로 집중시켰습니다.
  (그 때까지만 해도 저는 희주 넘버링티를 하나 더 지를까 심각하게 고민하면서 이쁜 희주를 외치고
   있었......;;)

  경기가 잠시 중단되고 교주님께서는 그 무거운 몸을 친히 일으키시어; 멀리서 물 마시러 다가오는
  종국 선수를 부르시더니 몇 마디 가르침과 동시에 사랑이 넘치는 쓰다듬을 행하시어 종국 선수 물
  먹다 사레 걸리는 기적(.....)을 보여주셨습니다. 그리고 그 전엔 옆에서 물 마시던 이주장에게도
  뒷통수를 슬쩍 쓰다듬어 은총을 내렸다는....(먼 눈)

  뭐 어쨌든 그렇게 일일 코치 알바를 뛰시던 교주님께서는 경기가 끝나고 무려 경기 풀타임 뛴 선수
  마냥! 감독님의 악수를 캐당당하게 받았다는 겁나 웃긴 후일담도......(차감독님도 진짜 웃겨요.
  아니 왜 친히 가서 악수를 청하시냐고요...ㅠㅠ)


10. 간단평입니다.

  이운재 - 별 할 일 없으셨던 두목님. 근데 정말 살 많이 빠지셨어요. 후후;
  곽희주 - 이 날 경기에서 가장 많이 외쳤던 이름. 정말 넘버링티를 하나 더 지를까 심각하게 고민했음;
  이정수 - 긴 다리로 겅중겅중 뛰어가서 공격수를 다 잡아버림. 근데 넘어졌던 거 괜찮은지 몰라.
  마  토 - 두 말 하면 입 아픈 통곡의 벽.
  양상민 - 상민이는요~ 하고 싶은 게 참 많아요오오오오~~ 그러니까 형아들 공 좀......
           이 날 안 한 거? 손으로 공 잡는 것만 안했음.
  송종국 - 그냥 짠하다. 엄지손가락 쌍으로 치켜들 수 밖에 없던 플레이.
  이관우 - 전반과 후반의 페이스가 동일했다. 이것만으로도 눈이 휘둥그레 질 정도.
  백지훈 - 우리 아이가 돌아왔어요! 아이 예뻐라(..........ㅠㅠb)
  김대의 - 화려한 세리모니. 후반 완벽한 수비(포지션 완전 파괴 ㅎㅎㅎ) 후배들의 귀감.
  서동현 - 주전 경쟁 스타트!
  박성배 - 그간의 마음고생을 한 번에 날려버릴 멋진 슛. 흑상어 컴백!

  안정환 - 몸은 확실히 올라오고 있는데.....
  이현진 - 빠르고 투지넘치는 플레이. 백지훈과의 2대1 패스는 일품이었음!
  에  두 - 운만 안 따를 뿐. 정말 볼수록 맘에 드는 아즈씨.

  김코치 - 일일 알바 수당은 받으셨는지 모르겠습니다(푸하하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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