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2월 2일 수원 vs 제프이치하라

2003-03-26 02:57:15, Hit : 3149, IP : 211.187.21.***

작성자 : gogo
작성자 : gogo  작성일 : 24-02-2003 20:31  줄수 : 42  읽음 : 63
[2] [관전평] 2003년 2월 2일 수원 vs 제프이치하라. - 한. 중. 일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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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2월 2일 한국 수원블루윙즈 vs 일본 제프이치하라. - 한. 중. 일 클럽대항전


자취생활 중 집에 내려갔을때 불편한 점은 인터넷 쓰기가 어렵다는 것과 텔레비전 채널을 독점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안방 텔레비전은 아버지가, 거실 텔레비전은 막내동생이 리모콘을 차지하고 놔주지를 않거든요. 문제는 두 사람 모두 축구를 즐기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지난 1월 30일에 있었던 상하이 vs 제프이치하라의 경기... 안방에는 어머니가 주무시고 계시고 동생은 거실에서 배구를 보더군요. 축구봐야한다고 스리슬쩍 찔러봤지만 들은 척도 안 하는 동생에게 아이스크림 약조를 하고서야 후반 20분 정도만 볼 수 있었습니다.
한없이 싸늘해보이는 경기장에 낯선 중국, 일본 선수들이 뛰는데 경기가 왜 이리 지루하던지... 공을 하면 일본선수가 쓰러지고 양팀 선수들이 몰려와 싸우고... 결국 각팀 선수가 하나씩 퇴장하는 모습을 보며 해설자가 그러더군요.
"오늘 호텔에서 식사시간에 만날텐데... 저렇게 싸우다가 만나면 불편하지 않을까요?"
여우같은 제프이치하라와 곰같은 상하이의 한판 촌극... 이건 순전히 제 편견으로 봤던 두 팀의 경기였습니다. ^^;;;.... (알고봤더니 그 경기에서 3명이 퇴장당했다더군요.)


이번에는 경기 한 시간전부터 동생 옆구리를 푹푹 찔러댔습니다. "타이타닉"을 보겠다고 앉은 동생을 아버지 안 계신다면서 안방으로 몰아넣은 건 전반 10분... 그래서 오늘 관전평도 전반 10분이 없습니다. 그리고 전반보는 내내 잔소리하시던 어머니 덕에 메모를 못 해서 정확한 경기상황도 없습니다...ㅠ.ㅠ.. (이게 관전평이냐... 퍽퍽!!!)


제프이치하라와 수원 블루윙즈, 둘다 포메이션은 3-5-2를 쓰는 듯 하더군요. 수원에 낯익은 선수로는 고창현, 이운재 선수가 보이고 최용수 선수와 산드로 선수가 제프의 투톱으로 뛰는 모습이 보입니다. (참... 기분 묘하더군요.. --a;;;.. 무슨 k리그 보는 분위기였습니다.) 간간히 해설을 들으니 수원에는 테스트중인 브라질 선수와 막 입단한 어린 선수들을 중심으로 팀을 꾸린 듯 보이더군요.

전반을 지켜본 수원은 어딘가 손발이 맞지 않고 서두르는 모습이였습니다. 수원 특유의 끈끈한 플레이가 엿보이기는 했지만 조직력이 없이 각 선수들이 자신들의 기량으로만 상대공격 막는 것에 주력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수비선과 미들간의 간격이 넓어서 그 사이로 제프이치하라 선수들이 밀고 들어오는 것에 속수무책이었고 수원의 쓰리백은 공수전환이 늦다보니 하프라인까지 전진하지 못하는 것처럼 보이더군요. 수원의 수비수들이 발이 늦다는 것을 눈으로 확인하는 순간이었습니다.
반면 제프는 그 빈틈을 노리며 차분하게 공격루트를 만들어가는 분위기였는데, 수비선까지 올라와서 간격을 좁히며 압박해가는 모습이 좋게 보이더군요. 특히 미들에서 슛이라고 착각할 만한 각도로 어시스트한 것을 최용수 선수가 한 발 늦어 골로 성공시키지 못했지만 가장 제프이치하라다운 플레이가 아니었나 싶었습니다. 미들과 수비진에서 적절히 짧은 패스로 기회를 엿보다가 한번에 킬패스로 골문앞을 위협하는 플레이가 정말 매섭더군요. 아무튼 전반은 제프이치하라의 공격실패와 수원서포터의 썹팅 외에 별 인상적인 것 없이 봤습니다.

후반은 각 팀에서 선수교체로 새로운 방법을 시도해보는 듯 하더군요. 경기장을 쩌렁쩌렁 울리는 "오프사이드~" 소리에 키득거리면서 간간히 클로즈업해주는 이운재 선수가 살이 찐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제프이치하라는 수비선을 좀더 올려 공격에 집중하는 듯 했지만 전반보다 좋아진 수원의 수비벽을 쉽게 뚫지 못하더군요. 후반 처음에는 제프가 좀더 우세한 듯 했지만 수원 고창현 선수가 보여준 두번의 위협적인 플레이 이후 제프선수들이 주춤하는게 보였습니다.
상대의 공격을 끊는 모습을 반복하던 과정에서, 후반 30분 즈음 수원 오른쪽을 파고든 제프이치하라 선수가 공을 골대앞쪽으로 올려주는 걸 최용수 선수가 받아서 밀어넣는다는 것이 또 실패해버립니다. (리플레이를 보니 최용수 선수 스텝이 엉킨듯 하더군요.) 그리고 32분 수원이 제프 페널티에어리어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올려준 공을 수원선수가 늦게 들어가 기회를 놓치고 맙니다. 단 2분 사이에 똑같은 패턴의 공격을 주고받더군요. 이런 주고받기 이후 수원의 공격은 더 매서워지는데 제프이치하라 선수들은 굉장히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여줍니다. (k리그경기에서 웃으며 넘어갈 파울에 대해 굉장히 민감하더이다.)
결국 후반 40분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공을 받은 정윤성 선수가 공을 몰고 두 명의 수비수 사이를 지나는 듯 하다가 골문 왼쪽으로 공을 찔러넣더군요. 그렇게 1:0... 그리고 후반 44분 김동현선수가 왼쪽에서 낮게 올려준 공을 골대 오른쪽에서 들어오던 서정원 선수가 발로 밀어넣으며 2:0으로 경기가 끝나게 됩니다.


개인적으로는 후반 44분 서정원 선수의 플레이가 가장 수원블루윙즈다운 모습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러고보니 지난 FA컵 수원vs대전 경기에서도 서정원 선수가 경기 끝날 즈음에 집어넣었었죠?) 일반적으로 k리그 팀 중 가장 공격적인 축구를 구사하는 팀이 부산이라면 가장 수비지향적인 팀은 전남이었습니다.
그에 비해 수원이 가장 특징적인 점은 경기끝나는 휘슬이 울릴 때까지 안심할 수 없게 만드는 끈끈하고 악착같은 모습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합니다. 후반에 갈수록 수원의 조직력이 더 튼튼해진다는 점, 골문앞에서 골다툼을 할때 가장 득점확률이 높다는 점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그 많은 선수를 팔고서도 수원의 저력은 아직 죽지 않은 듯 보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수원은 상대편의 기를 팍팍 죽여주는 12번째 선수 서포터가 건재해서 든든하겠더군요. ^^;;;

k리그 개막은 3월말, 아직 두달가량 남은 상태에서 k리그 각 팀들이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지 정말 궁금해집니다. 언제 한 번 나이스에서 2003 k리그에 대해 다시 한 번 토론했으면 하는 생각이 간절해집니다.



PS :

부산과 제프, 상하이와 제프, 그리고 수원과 제프의 경기까지 챙겨봤으니 얼떨결에 제프이치하라의 경기는 다 챙겨본 셈인데요... 제프이치하라의 경기를 보면서 문득 일본축구가 궁금해지더군요. 유심히 관찰하며 본 일본축구라고는 아시아청소년선수권대회와 이번 경기 정도인데... 간단하게 본 일본축구는 상당히 포메이션과 전술에 충실한 반면 후반까지 거세게 몰아치는 힘이 부족하고 상대팀의 거친 플레이에 쉽게 위축되는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이걸 뒷심이 약하다고 그러죠? ^^;;;) 과연 이것이 일본축구의 전부인지... 일본과의 A매치가 상당히 기다려집니다.


--COMMENT--

하하|03/02/03-22:51|
일본축구 중계해 주는 것 몇번 봤는데 항상 졸면서 봤다지요-_- 고고님이 말씀하신 대로 포메이션과 전술에 충실한 나머지 파워가 떨어지지요 일본축구는.. 그래서 심심한 경기내용이 되는 거구요. 하지만 일본축구는 선진축구를 표방하는 과도기단계에 머물고 있습니다. 점점 성장하고 있죠. 아마 현대축구 그대로의 포메이션과 전술에 점점 적응되고, 그것이 일년이 되고 이년이 되고 삼년이 된다면, 그때서야 진정한 일본축구의 저력이 나타나겠죠. 그래서 언젠가 추월당할지도 모르니, 우리나라 축구인들은 정신 똑바로 차려야 한다는 겁니다-_-

하하|03/02/03-22:52|
아, 고고님 관전평 잘 봤습니다^^

화이팅☆|03/02/03-22:52|
관전평 잘봤습니다....수원이랑 제프이치하라 경기는 저도 봤는데....산드로와 최용수선수가 투톱이여서 .허허허... 어쨋든 한일전 저도 매우 기다려져요...

아랑|03/02/03-22:55|
이운재 선수..살이 많이 붙었더군요...ㅠㅠ...
그리고 수원의 힘은 써포터에게서 반은 나온데도 과언이 아닙니다.
우리나라에 그만한 서포터를 받는곳이 없으니까요...
숫자적으로도 우세이지만 단지 그것말고도 더 있죠...
뭐랄까..자긍심같은것...그래서 선수들도 끝가지 잘해보려고
한 발이라도 더 뛰는것 같구요......
그리고 일본의 뒷심부족...결국 근성에서 밀린다는 님의 말씀에 동감합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

눈양|03/02/03-22:56|
아까 경기 재방으로 봤어요.....그 추운데 서포터즈들...수원...-_-b....경기는 오라비 땜에 제대로 보진 못했는데 관전평덕분에..이해 잘됨.

나쁘지않아|03/02/03-23:01|
관전평 잘봤어요, 고고님^^ 수원이랑 제프경기 오늘 봤는데, 수원에서 넣은 두골이 전부 깔끔하다고 느꼈어요. 최용수선수가 참 안타까운 상황을 많이 연출한듯..

눌객|03/02/03-23:06|
관전평 올리셨군요. 사커방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만.... (나이스야, 돌아와~ ㅜ_ㅜ)
빠른 공격 템포를 보여준 이치하라의 공격에 비해 수원은 번번히 사이드를 내주면서 위기상황을 자초하곤 했습니다. 포메이션이 대체 뭐길래 저렇게 뚫리나 싶었는데 3-5-2 더군요. 공격도 수비도 중앙으로 몰리는 경향을 보이는 수원이었습니다. 최용수 선수와 항상 콤비를 이루는 그 일본 선수와의 플레이는 손발 맞는 투톱의 멋진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산드로는 여러번 최용수 선수와 겹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만, 산드로가 팀플레이에 익숙해지면 굉장히 빠른 공격이 가능할 것 같았습니다. 최용수 선수보다도 산드로 선수가 노란 옷입고 파란 옷 입은 선수들과 싸우고 있으니 참 기분 묘하더군요. ^^;
수원은 신예 정윤성의 활약이 돋보였습니다. 그외에는 저절로 실실 웃게 만드는 "오프사이드~"  노래와 쫌...이 아니라 확실히 살이 찐 이운재 선수가 기억에 남네요. 이운재 선수, 부동의 국대 골키퍼로서 몸관리에 힘써 주십시오. ㅜ_ㅜ (설마 2006년엔 김용대 선수나 이영광 선수가 골킵 보게 되는건.... -_-;;)
한국이 확실히 압도하는 것은 힘싸움과 기세였습니다. 이치하라의 연속적인 공격에도 수원은 별로 기죽어 보이지 않았습니다만(이건 서포터 덕분이기도 했지요) 수원의 기세가 오르자 이치하라는 당장 움추려드는 듯이 보이더군요. 역시 깡따구에서는 우리가 제일일지도.... -_-b
이번 대회에서 수원의 정윤성 선수에게 비길만한 부산의 선수로는 김창오 선수가 있습니다. 2002년 신입이지만 연대 출신으로 송종국 선수와 동기입니다. 졸업하고 네덜란드 2부리그로 진출했다가 이적이 무산되어 2군 연습생으로 들어왔습니다만, 꽤 잘하는 선수입니다. 이번에 1군으로 올라온데다 포터 감독에게도 이쁨 받는 듯 합니다. 우성용 선수도, 마니치도 없는 이번 시즌 부산의 공격에 큰 힘이 되어주었으면 합니다.

띠용|03/02/03-23:08|
축구 볼 시간이 없었는데 고고님의 관전평으로 눈앞에 선히 보이는듯한 효과를 얻었다우~^^
부산이 1등한게 상당히 놀라움....그런데 중국한테 지다닛~에이~~
내가 보기에 끈끈한 팀은 성남이겠지만 정말 수원은 고고님의 말씀처럼 끈적끈적한 팀 같다오~ 끝날때까정 정신을 못차리는...-ㅁ-;;;

눌객|03/02/03-23:10|
아, 그리고 수원 포메이션에 대해 한마디............
대체 그게 니까아~~~~!! 포메이션이 뭔지 알려고 한참 보고서야 3-5-2라는 걸 알 수 있었다고요. 수비라인도 엉망이고, 2선과 3선 간격도 엉망이고. 아무리 친선 경기에 테스트성 경기라지만 너무 심하지 않습니까. 부산의 경기는 하나도 못봐서 모르겠네요. 부산도 저리 엉망이었을까? ㅠ_ㅠ

에스|03/02/03-23:15|
관전평 잘 봤습니다. 저도 이치하라경기 두 경기 봤네요. 부산과의 경기 어제 수원하구 하는경기.  어제밤에 페예경기를 넘 재밌게 봐서 낮에 본걸 싹잊고 있었는데 고고님의 관전평덕에 다시 생각이 나네요.

gogo|03/02/03-23:26|
부산이 1등한게 당연합니다. 부산같은 경우에는 포메이션이 상당히 정비가 되어있거든요. 아직 수비라인이 손발이 맞지 않아 실점을 하기는 해도.. 부산 수비진 상당히 기대되고 있습니다.

눌객|03/02/03-23:41|
포메이션이 정비되어 있다니 다행이네요. FA컵때는 일자 수비라인만 있지 공간수비 개념이 없어서 뻥뻥 뚫렸었는데... 이번 시즌 정말 기대하고 있습니다.부산~!!

석이|03/02/03-23:53|
수비라인이 불안할수밖에 없었던 상황이죠. 작년 후반기 부터 안정적이었는데 올해 벌써 부터 차출로 인해서 핵심멤버가 2명이나 빠졌으니 말이죠.
수원의 전형적인 3백은 조병국, 조성환, 박건하(or 김영선) 이 3명이었는데 조콤비가 없으니 아무래도 불안할수밖에 없죠. 아직은 뚜따 이외는 보강선수가 확정된게 아니라 뭐 올해 정규리그를 판단하기는 좀 이르지만, 첫번째 어시스트를 한 가비 선수가 건재하고 작년 후반기 부상으로 시즌을 마감했던 최성용 선수가 살아난 모습을 보니 올해 그렇게 약해진 전력은 아닌것 같으네요.
조병국, 조성환, 박건하... 김진우, 최성룡, 가비, 이병근, 정용훈... 뚜따, + 영입선수(서정원 후반 조커로 활용)가 주전멤버 정도로 뛸것 같으네요. 물론 어린선수들이 올해 얼마만큼 성정하느냐도 관건은 되겠지만요. (김두현, 고창현, 정윤성)

석이|03/02/03-23:55|
나이스가 왜 이런되요? 복구가 안되는건가요? 넘 이상하다.....^^;;

다미|03/02/03-23:55|
한 경기도 못 보고 씩씩거리고 있었는데... 다행히 고고님과 눌객님의 관전평이 올라와 있어서 위안이 되네요. 수원은 선수 다 팔고.... 어떻게 싸우나 했는데 그래도 그럭저럭 잘 했나 보네요.

gogo|03/02/03-23:58|
역시 수원이야기가 나오면 석이님이 등장하시는군요. ^^;;;... 뭐랄까.. 전반 수원의 수비에는 조직이라는게 없었습니다. 선수 개개인이 무작정 막는다는게 더 정확한 듯... 앞으로 두달안에 수원이 얼마나 변할지가 사뭇 기대됩니다. 그 많은 선수를 팔고서도 과연 건재할 수 있을지.. ^^;;

석이|03/02/04-00:02|
ㅎㅎㅎ 저도 전반전은 졸면서 봤지만 후반전은 그렇게 나쁘지않았다고 봅니다. 수원은 변화보다는 차후를 내다보는 전략을 세운것 같으네요. 나뻐 "샴송" 전 작년보다는 더 좋은 성과를 이룰것 같는데....^^;; 수원 팬들보다 다른팀을 응원하는 분들이 더 걱정을 많이 하는 이 현상...... -ㅁ-;; 성남 맞짱 떠 보자 슈퍼컵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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