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전평]7.23 한.일 올림픽 대표팀경기

2003-07-23 23:37:03, Hit : 2850, IP : 218.235.90.***

작성자 : 수리


  

<전반전>

                        조재진
      전재운  -------------------------김두현
김동진      김정우      최원권        최태욱
     조성환 ----------조병국----------박용호
                         김영광



김호곤 감독이 선택한 한일전 전반전 베스트 일레븐이다.
원톱 조재진을 두고 좌우 양날개로 김두현과 전재운을 달고, 미드필더의 장악을 노린 듯 최태욱이 밑으로 내려갔다. 조성환 조병국 박용호 라인은 아시아청소년대표시절부터 부동의 스리백이므로 패스.

일단 저 베스트 일레븐의 (내가 본)결점을 뽑으라면
김두현과 전재운.  윙플레이어의 경우 발이 빨라야한다는 정설인데 김두현은 단신이고 센스가 있고 순발력은 좋지만 빠른 선수가 아니다. 원톱과의 거리가 멀어질 수 밖에 없는 위와 같은 포지션에서 윙플레이어가 커버해야할 공간은 늘어날 수 밖에 없다. 그 공간을 쉼없이 빠르게 뛰어야하는데 김두현의 체력과 스피드로는 역부족이었다는 얘기. 오히려 김두현을 중앙쪽에 뒀었다면 (후반들어서 정조국 최성국 투톱라인이 되면서 김두현은 쉐도우로 나섰다.진즉에 이럴것이지!) 그의 개인기가 훨씬 빛나지 않았을까. 코스타리카 전에서 보여준 김두현의 중거리 슛만 봐도 김두현이 중앙에서 얼마나 효율적으로 움직이는 가를 알 수 있다. 시야가 좋다는 말이다. 후반 들어 김두현은 극심한 체력저하를 보여줬다. 다만 그것을 재치있게 상대방 파울을 유도하는 플레이로 카바하지 않았다면 오늘의 역적이 되었을 것이 분명함.

전재운의 경우는 파워와 스피드를 겸비했다. 몸싸움에 밀리지 않고, 제공권까지 갖췄지만 문전앞까지 가는 플레이가 아직은 역부족이고, 주변 선수들을 이용해야 하는데 보셨다시피 조재진은 타켓형 원톱이라고 말할 수 없으니 전재운의 플레이방식은 한마디로 원톱스타일에는 맞지 않다. 투톱이나 스리톱을 주로 쓰는 울산(전재운은 울산소속)의 경우에는 전재운이 따낸 볼을 중앙 어디에 던져줘도 빠른 발이 장점들인 포워드들이 문전앞까지는 어떻게든 몰고 가줬다는 말이다.
전재운은 오히려 윙플레어 보다는 최태욱과 자리를 바꾸는게 좋지 않았나 싶다.

김호곤 감독이 구축한 이 삼각편대는 효율성이 없어보인다.

미드필더에서는 김동진과 김정우를 칭찬해주고 싶은데, 지난번 아인트호벤전에서도 그랬지만 김정우의 패스시야는 단연 발군이다. 공이 자신에게 오기전에 두리번거리는 습관, 즉- 공을 어디로 보내야할 것인가 반박자 빠르게 생각하고 있다는 증거다. 공수연결을 해야하는 자신의 포지션을 잘 이해하고 있다는 말이다.
오늘 플레이만 봐도 비에 젖은 운동장 사정을 감안해서 인지 최대한 중앙에서 머무는 우리편 볼을 줄이고, 상대방 패스의 길목을 차단하고 흐름을 끓어준다. 공수연결을 할 수 없는 상황일때 상대방의 흐름을 반박자 흐트려놓는 것. 오늘 김정우의 진가였다.  김동진의 경우는 오늘 공격가담을 최대한 자제했는데 사실 이 사람, 멀티다. 수비형 미드필더에서 윙백까지 소화 가능하고 가끔 날리는 중거리슛이 위력적이다. 오늘 스리백이 불안했기 때문에 최전방까지 내려와 커버플레이를 해줬다. 탄탄한 체력과 베짱이 주특기. 파이팅이 좋다.


최태욱의 첫골을 살펴보면 일단은 일본의 4번에게 감사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 4번의 미친 드리블과 패스미스가 하필이면 육상선수-_-최태욱에게 걸리냐는 말이다. 솔직히 최태욱의 첫골은 일본 4번의 어시스트였다. 게다가 일본이 pk를 찰 때 일본 공격수가 찬 볼이 이 4번의 몸을 맞고 튕겨나왔다. 오오, 이렇게 감사할수가-_ㅠ 고마웠다. 알레, 4번+_+


경기의 판도를 바꿔놓은 것은 뭐니뭐니해도 조병국의 자책성 골이라고 밖에 말할 수 없다. 어린 선수가 왜 큰 경기때 이렇게 결정적인 실수를 하는가 안타까움을 금하기 힘들지만, 어쩌겠는가. 하늘은 조병국에게 침착함과 터프함을 주셨지만 자기 몸맞고 상대방 골이 들어가는 불운도 함께 주신거슬-_ㅠ 물론 조병국이 자책성 골이 있기 직전까지는 위치선정..좋았다. 그러나 좌측에서 달려드는 일본의 공격수(몇번인지 모르겠다)를 커버하기 위해 무리하게 달려나가서 쓸데없는 경고를 받은게 불운의 시작이었다. 그 정도 위치였다면 뒤에서 뛰어오고 있던 조성환이나 김동진이 걷어낼 수 있었거늘. 자신의 실책으로 프리킥을 줬다는 불안감때문이었는지 센터링 되자마자 공을 보고 흥분한 조병국, 튀어나간다->공이 마쓰이 발에 걸린다->김영광의 시야를 가린다->잔디과 공을 물을 먹었고 크로스하듯 올린 공이 조병국 몸을 맞는다->골! 이런 어이없는 과정을 거쳐 1실점을 하게된다. 조병국은 실점의 계기도, 수비실책의 계기도 완벽하게 어시스트해줬다.
순간의 실수로. 이것이 중앙수비수가 얼마나 중요한 위치인가를 다시한번 깨닫게 하는데, 그립다- 홍주장-_ㅠ 그러나 병국아, 다시 한번 힘내줘. 그 이후 무섭게 흔들리기 시작한 스리백.

히딩크가 늘 말했지만 축구장에서 강팀은 없다. 오히려 우리가 강팀이라고 말하는 팀들이 월드컵에서 짐싸서 떠나는 것 보았지 않은가. 강팀이 약팀과 맞붙었을때, 실수로 실점을 했을때 강팀이 심리적으로 무너지는 것은 한순간이다. 우리가 이런 애들한테 밀리다니. 실제로 한국은 그 이전까지 미드필더를 장악하다시피했는데도 불구하고(패스 성공율은 좀 쳐졌지만) 실책으로 실점했다는 사실때문에 허둥지둥되게 된다.

일본의 올림픽 대표팀들은 J리그 2부 소속들이 대부분이었다. 1부도 아니고, 2부 소속의 어린 선수들. 경기 경험면에서 선수구성 대부분이 K리그 1부 소속들인 우리 선수들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단적으로 일본의 공격수들은 제대로 된 돌파 한번 못해봤다. 멀리 떨궈주는 볼은 몇 번 받아봤겠지만.

이런 약체들과 부딪혀 중앙수비수의 자책골을 내줬으니 오죽 흔들렸겠나. 어린 선수들이 -_ㅠ 맘 아프다.
후반 시작 직전 중앙을 지키던 김정우가 조병국을 다독이는 걸 보고 그래도 후반에는 잘 풀리겠거니 했다. 기회는 만들면 되고, 일단 골넣는 팀이 이기는 것이 축구 아닌가. 그리고 일본의 미드필더들은 죄다 수비수 기질이 있어 보였...(얘네는 패스와 수비만 연습하나) 우리가 실수만 안한다면 더이상의 실점은 없을 것 같았으므로.



<후반전>


                        조재진
      최성국  -------------------------김두현
김동진      김정우      최원권        최태욱
     조성환 ----------조병국----------박용호
                         김영광


위의 일레븐으로 후반이 시작된다. 오히려 공격의 효율성을 생각한다면 체력이 빨리 떨어진 김두현을 교체하고 골 결정력이 좀 더 나은 정조국을 빨리 내보냈어야했다. 최성국의 후반전 교체로 인해 한국의 공격루트는 최성국이 있는 왼쪽에 집중되었다. 다양하지 못한 공격루트는 번번히 일본 수비수들의 발에 맞거나, 협력수비에 의해 걷어져나온다. 후반 중반쯤 되자 최태욱이 최성국과 자리를 바꿨고 김두현이 밑으로 내려왔다.(감독의 전술과는 무관하게 선수들 맘대로 그런것 같음) 최태욱처럼 공격욕심이 있는 선수가 김두현이 느린발로 쩔쩔매는 윙에 그대로 두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그리고 경고 하나 있던 김정우를 김태민과 교체하는데, 부산 아이콘스 소속의 미드필더 김태민은 공수조율형이라기 보다는 공수원맨플레이에 가깝다. 공격수비- 양쪽을 웬만큼 한다는 말이다. 소속팀에서는 공격수로 뛰기도 한다. 김정우와의 교체는 체력안배 혹은 포지션 경쟁 차원인듯.


후반에서는 양쪽 모두 눈에 뛸만한 플레이를 못보여주는데 비가 억수같이 퍼붓는데다 상대팀 플레이 성격상 미드필드 장악을 위해 전반의 체력소모가 많았기 때문이다. 다만 최성국이 몇번의 돌파로 찔러준 볼이 최태욱의 발에 걸렸으나 일본 수비수, 골포스트, 옆골대-_-; 세 방향에 맞고 튕겨져나왔다.

후반 34분경 조재진과 정조국 교체.

최성국 정조국 투톱이 되면서 포메이션 변화가 일어난다.

                 최성국 -----정조국
      최원권  ----------김두현----------최태욱
                  김태민------김동진            
     조성환 ----------조병국----------박용호
                         김영광

정확하게 포메이션을 그리자면 김두현이 쳐진 스트라이커로 나오고 최원권과 최태욱은 윙에서 김태민과 김동진의 공간을 커버해주는 형태다.

일단 지적하고 싶은 것은 정조국의 교체 타이밍. 정조국은 조커로 투입됐다. 그것도 스트라이커, 1:1 동점 상황에서 미드필더를 장악해놓고도 골이 안 터지는 이상한 상황이다. 십분 남은 상황에서 스트라이커에게 골을 터트려야하는 부담감을 팍팍 넣어주는 건...프로 새내기(그가 아무리 신인왕을 다투는 물오른 스트라이커일망정)에게 할 짓이 아니라고 본다. 물론 진정한 조커로 거듭나려면 언제 투입되어도 골을 터뜨려야하겠지만 미드필더에서 부터 천천히 기회를 만들어와야하는 촘촘한 일본의 미드필더를 뚫고 해야하는 상황에서 제 아무리 날고 뛰는 선수라도 힘든게 당연한거 아닌가. 최소한 김태민과 같은 시간대에 교체되었더라도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정조국, 경기 끝날때까지 골..한번 만져봤다. -_-

그리고 투톱으로 나선 최성국, 큰 경기라서 위축됐었나. 성인국대 데뷔전이었던 콜롬비아 전이나 다른 에이매치에서는 안그런데 올대에만 오면 얘가 위축된다. 돌파까지는 좋은데 왜 과감하게 슛을 못때리나. 물론 드리블이 좋은 선수가 패스 안하고 볼을 끈다는 욕을 많이 듣지만, 이 아이는 슛팅할 수 있는 상황에서 두리번대는 바람에 일본 수비수에게 전렬을 정비할 시간을 벌어주는 플레이가 자주 눈에 뛴다. 지난번 아인트호벤전에서도 그랬고. 문전앞에서 위축되지 말것.
발재간이 좋고 장점이 많은 선수니까 더 발전하리라 믿는다.


여기서 또 나올 수 밖에 없는 조재진 논쟁. 선수죽이기다, 혹은 유망주 비난이다라는 욕을 들을지언정 나는 조재진을 신뢰할 수 없다. 물론 원톱은 외로운 자리다. 조재진이 스트라이커로 알려지고 나서 우리나라의 스트라이커들은 원톱이라는 괴상한 괴물에게 시달리고 있다. 그게다 유로2000에서 원톱을 도와주는 삼각편대로 유럽을 제패한 코엘류 감독 덕분이기도 하고, 현대 축구의 흐름이기도 하다. 기회가 있으면 넣어야하는 스트라이커의 슬픈 숙명이랄까. 철지난 원톱 논쟁일지는 모르겠지만, 오늘 경기에서 중앙에서 제공권 싸움으로 볼 떨궈주고 하프라인 근처에서 수비가담 해주는것..좋았다. 다른 선수에게 공격가담할 공간을 만들어주는 능력도 사실 눈에 뛴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조재진에게는 스트라이커가 타고나야할 감각이 없다. 나는 이천수가 싫지만 이천수가 타고난 축구센스는 인정할 수 밖에 없다. 최성국이 빠른 돌파로 조재진을 보고 두어번 골을 떨어뜨려줬을때, 조재진이 조금 만 더 안쪽으로 들어왔었더라면, 조금만 더 힘있게 슛팅해줬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드는 것은 아직 그가 킬러로서는 역부족이라고 밖에. 왜 공이 발에 걸리는 순간 골대부터 쳐다보는가. 사실 선취골을 성공시킨 뒤, 주의해야할 것은 수비수들이라기 보다 공격수다. 공격수가 부지런히 뛰어줘서 우리쪽으로 기운 경기의 흐름을 쭈욱 이어줬어야한다는 말이다. 부지런하게 수비수들을 달고 다니고, 미드필더에서 공간을 만들면 치고 올라갈만한 움직임들이 부족했다. 부상이었다고 했는가. 완벽한 찬스를 살리지 못할 컨디션이었다면 오늘 경기장에 나서지 말았어야했다. 물론 혹자들은 오늘 골만 넣었으면 조재진이 원톱감으로 손색이 없다-라고들 말하지만, 찬스도 못살리는 원톱- 어쩌라고. -_ㅠ



오늘의 스리백, 반성해야한다. 조병국은 지금 올림픽대표, 성인 국가대표를 넘나들며 중앙수비를 보고 있다. 어린 선수기 때문에 실수를 허용한다? 언제까지나 그럴 수는 없는 일 아닌가. 부디 오늘 실수가 약이되어(이 얘기 몇번 하는지 모르겠네-_ㅠ 한일전에서만 2골 2어시라니. 미치게따, 병국아-_ㅠ) 최고의 중앙수비로 거듭나주기를. 참, 후반들어 중거리슛 위협적이었다.-_- 조성환, 박용호. 일단은 파워가 있고 체격조건이 좋아 낙점된 것 같은데 박용호 같은 경우는 오늘 셋트 플레이에서 큰 키를 이용해 좋은모습을 많이 보여줬다. 조성환은 조금 더 지능적인 플레이를 펼쳐주면 고맙겠다. 잘해줬지만 심리적인 요인들때문에 허둥대고, 그것때문에 실점을 하고, 자신들의 위치를 잊었던 것은 맴매-_-의 대상이다.




그렇지만 오늘 선수들, 빗속에서 고생많았다.
감독의 전술적 헛점까지 커버해가며-_ㅠ 특히 전반에 중앙공격이 두드러졌던 것은 높이 살만하다. 공격루트 방향이 표로 나왔는데 우리 나라는 전통적으로 양쪽윙플레어들은 이용한 빠른 측면 돌파가 주 루트였지만 이번 경기에서는 중앙공격도 전반에서는 활발하게 보여줬다.아르헨티나 평가전에 내게 매력적이었던 것은 윙에서 뛰는 사비올라가 중앙에서 골을 터뜨리는 것이었다.중앙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잘 뚫느냐가 강팀의 방식이라고 할때 우리 나라도 점점 다양해지는 공격루트를 발견할 수 있어 흐뭇했다. 최태욱, 너의 스피드와 돌파만은 인정해주마.  김두현의 집중력, 김동진의 파이팅, 조성환과 박용호의 근성과 베짱. 올대 경기는 그래도 재미나다-!


결론은 오늘은 전술의 실패!  그러나 우리는 경기를 장악했고, 지배했다. 좋은 경기내용 보여줘서 고맙다.
김호곤 감독의 올림픽 대표, 앞으로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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