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리그 4R] 수원 vs 대전 잡담 조각 모음

2006-10-02 22:32:04, Hit : 3477, IP : 220.94.20.***

작성자 : toto
[링크] 자유게시판 [2006/09/10]



1.

수원-대전 후기리그 경기가 9일 저녁에 빅버드에서 열렸습니다. 수원에게 대전은 말 그대로 껄끄러운 상대로, 지난 3년간 13경기 연속 무승을 기록했다는 것은 두 팀의 전력을 생각하면 사실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 전적입니다.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징크스라고 불리는 것이겠지만, 다음 중계에서는 과연 K리그는 (징크스보다 실력)이라는 둥의 자막을 볼 수 있을런지요.


2.

수원의 포메이션은

올리베라
김대의
이관우

문민귀 김남일 송종국 조원희

이싸빅 마토 이정수

박호진(G.K.)

의 3412입니다.

차범근 감독이 선호하는 팀컬러는 분명합니다. 피지컬도 어느정도 요구하지만 빠르게 공격을 전개하면서, 미들에서의 세밀한 패스 플레이 보다는 크게 한 번에 넘어갈 수 있다면 그 쪽이 우선입니다. 상대가 밀고 올라오면 일단 수비진과 미들(주로 김남일)이 공을 돌리면서 기회를 보다가 사이드에 공간이 나면 바로 공을 내주고 풀백이나 윙백이 윙과 함께 밀고 올라갑니다. 돌파가 되면 높이에 우위를 점하는 원톱을 겨냥해서 크로스를 올리고 떨어진 세컨드 볼을 반대편에서 들어온 사이드미들이 갖고 돌파를 하거나, 크로스를 올린 반대편 사이드와 2:1, 또는 크로스를 일단 올리고 제자리로 돌아갔다면 중앙미들과 공간을 만듭니다.

좋게 말하면 선 굵은 축구, 나쁘게 말하면 소위 뻥 축구입니다. :-)어떤 전술을 사용하건 그건 전적으로 감독의 철학입니다. 물론 경기가 어떤 식으로 흘러가도 뻥 걷어내기만 하는 축구라면 문제가 있지만 킥 앤 러쉬라는 것은 선수 구성원에 따라서는 아주 효과적인 전술입니다. 예를 들어 제가 감독인 팀에 베컴과 사비 알론소, 크라우치와 오웬이 있다면 저는 주저 없이 뻥 축구를 지시할 겁니다. 아니 미들에 몰려있는 수비수들을 다 무용지물로 만들 수 있는데 왜 바보처럼 미들을 거치는 플레이를 해야 합니까.

그러나 수원에는 베컴이나 사비 알론소(응? 이건 비슷한 사람이 하나 있는 듯도), 크라우치가 없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차감독의 수원이 절정의 기량을 보여주었던 A3나 슈퍼컵에서도 중원장악이 좋았던 것은 사실이나 이것과는 별개로 득점장면은 결국 뻥축구에 의한, 그리고 나드손의 물오른 득점감각에 의해 결정지어진 것이 대부분입니다. 적어도 미들에서의 세밀한 플레이는 차감독의 first option이 아니고, 이 점에서 차감독의 수원은 니폼니쉬의 부천과는 반대점에 서 있는 팀입니다.


3.

어제 경기를 전형적인 킥 앤 러쉬라고 할 수는 없지만 이런 전술에서 원톱이 겉돌기 시작하면 어떻게 되는지를 보여준 장면이 몇몇 있었습니다. 올리베라는 처음 입단했을 때 피지컬을 보고 아마 헤딩과 몸싸움이 되는 원톱으로 생각했던 사람들의 기대를 간단하게 무너뜨리며 키에 비해 어이 없는 제공권, 느린 스피드, 적어도 헤딩에 있어서는 난감한(!) 위치선정을 보여주는 데 비해, 개인기와 슛이 뛰어나서 PA근처에서 공간을 내주면-어제의 골장면처럼- 위력적인 슈팅을 날릴 수 있습니다.

차감독이 선호하는 공격수 타입이라-김동현, 손정탁, 신영록 등- 당분간 선발출전이 확실시 되는데, 어제의 경기에서는 골장면을 제외하면 그다지 좋은 모습이 아닙니다. 일단 1:1 몸싸움에서 많이 밀린다는 느낌은 없지만 그렇다고 2-3명씩 끌고 다니며 공간을 만들지도 못하고, 나름대로는 미들까지 내려와서 공을 받으려고 하는데 3톱의 유기적인 움직임이랄까 서로 스위치가 원활하지 못하고(바르셀로나의 정신없는 3톱 체인지까지 바라는 것은 아니지만) 스피드가 느려서 고립되는 모습이 종종 보입니다. 이런 선수는 어설프게 미들에 내려오는 것보다는 아예 상대 골 에어리어 근처에 버티고 있는 편이 나을 수도 있을 텐데, 그게 가능하려면 사이드에서 좀더 자주 그리고 양질의 크로스가 공급되어야 합니다.

차감독이 경기 후 인터뷰에서 문민귀와 조원희를 효과적인 플레이를 했다고 언급한 것은 본인이 구상한 전술에 부합하는 플레이를 했기 때문일것입니다. 조직력의 대전을 상대로 중원을 지배할 수는 있었지만 미들에서 이어진 몇 번의 좋은 패스연결을 파울로 끊거나 지연시키는 대전의 허슬플레이는 결정적인 찬스를 잘 막아주었습니다.사이드에서 이어지는 돌파가 좀 더 세밀했더라면 차감독이 원하는 대로 경기가 흘러갈 수 있었겠지만 폭주 기관차 김대의의 아쉬운 마무리 몇 번은 두고두고 미련이 남습니다.


4.

수원의 3백은 공간이 비면 김남일이 채우고 프리인 상대 공격수는 사이드에서 지연시킨다는 식입니다.일단 3백 자체의 개인 능력자체가 뛰어나서 일대일에서 밀리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거기다 공중볼은 마토나 이싸빅이 어쨌든(머리가 안되면 다리!) 클리어해줍니다. 따라서 한 쪽에서 공격수가 침투하며 3백이 순간적으로 쏠리면 반대쪽에는 언제나 김남일이 들어가 공간을 메우고, 반면에 2선과 3선 사이에 공격수가 들어가면 어김없이 송종국이나 사이드 미들 중 한 명이 붙어서 속도를 늦춰주고 3선과 함께 압박을 합니다. 센터백들의 느린 스피드는 보완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포기하고 나면 어제 수원의 수비조직력 자체는 합격점을 줄 만 합니다.


5.

송종국은 제가 생각하는 어제의 MOM입니다. 마토나 김대의 그리고 박호진 선수도 아주 좋았지만 송종국은 제게 기대를 갖게 하는 플레이를 보여주었습니다. 그다지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김남일이 안타깝지 않을 만큼 좋은 수비와 활기찬 공격가담을 보여주었는데 더욱 무서운 것은 이게 이 선수의 베스트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여전히 중앙미들보다는 사이드가 적격이라는 제 의견은 변하지 않았습니다만 이렇게 뛰어준다면 주저 없이 MOM에 한 표 던지겠습니다.


6.

이정수 선수의 핸드볼로 내준 프리킥을 헙슨이 넣을 때부터 징크스란게 있긴 있는건가 하는 생각이 떠나지 않습니다. 데니스를 조금 더 일찍 투입했더라면, 지친 기색이 뚜렷한 김남일을 교체했다면(가능하면 선발제외도)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차감독은 경기 흐름이 나쁘지 않았던지라 선수 교체를 망설였던 것 같은데... 이것은 대전전입니다. 지고 있는 대전이나 이기고 있는 수원 모두 징크스를 떠올렸을 것인데, 1:0인 팽팽한 경기흐름을 그대로 끌고가는 것은 그다지 좋은 판단은 아니였습니다. 전술은 실패할 수도 있고 선수 기용이 맞아들어가지 않을 수도 있지만, 적어도 이런 상황에서 흐름을 바꾸어 결정짓는 것 정도는 감독이 해줄 수 있어야 합니다. 차감독이 무링뇨같은 능구렁이 타입은 아니지만 어제는 확실히 아쉬운 수싸움이었습니다.


7.

어제 MBC ESPN의 카메라 중계는 감탄할 만합니다. 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EPL에서 배웠는지 관중석에 앉은 부상선수 비춰주기나 이관우 마킹을 반창고로 X표시한 퍼플 레플리카를 클로즈업 한 뒤에 이관우를 잡는 화면, 박호진의 선방직후 벤치에 앉은 이운재의 표정 보여주기, 적절한 카메라 워킹 등등. 서당개 3년이면 풍월을 읇는다더니(?) MBC의 중계기술도 EPL 못지 않습니다.


8.

다음 경기는 대구전입니다.이관우 선수는 경고누적으로 결장하지만 백지훈이 돌아오고, 무엇보다 김남일이 쉴 기간이 충분해 다행입니다. 3일 간격으로 강행군하더니 지친 모습이 화면으로도 뚜렷해서 부디 푹 쉬고 대구전에 잘해주기 바랍니다.


뱀발) 대구전에 모두 오실거라 믿습니다. oo님이 삼계탕도 사준시다고 하시니 다들...:-)



석이
220.94.20.***
대전전 징크스 언제한번 시원하게 깰수 있을런지...ㅜ.ㅜ 2006-10-04
00:0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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