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 4-4-2로 본 현대축구 (3) : 4-4-2의 현대적 변용

2003-05-04 15:04:08, Hit : 3981, IP : 211.187.21.***

작성자 : gogo
사커로(soccer.com)의 진성언님이 쓰신 글입니다.

4-4-2로 본 현대축구 (3) : 4-4-2의 현대적 변용


작성자 : 진성언


4-4-2의 현대적 변용

잉글랜드가 '66 월드컵을 우승할 당시 사용했던 4-4-2는 오늘날의 그것과 다소간의 차이를 갖는다. 당시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이었던 알프 람지(Alf Ramsey)는 부임 이전 소속팀이었던 입스위치 타운(Ipswich Town)에서 4-3-3의 포메이션을 채용, 61/62 시즌 팀에 유일무이한 리그 우승컵을 안겼다. 그 뒤 대표팀 감독으로 자리를 옮긴 람지는 새로운 전술적 실험을 감행했다. 그는 먼저 3명의 포워드 가운데 하나를 미드필드로 내려앉혔고 좌우측 윙의 사용을 전적으로 배제한 채 측면 미드필더들을 보다 안쪽으로 배치시키고 중앙 미드필더 중 하나를 수비라인의 앞선에 포진시켜 두터운 수비망을 구축했다. 대신 좌우측 사이드백들의 측면침투를 강화시켜 미드필드 플레이에 활력을 도모했다.

그러나 수많은 팀들이 동종의 전술을 채용하며 나름의 대비책을 강구하는 가운데 원조 4-4-2의 위력은 나날이 쇠퇴했고 안정적이고 항구적인 모델을 위한 보다 지능화되고 보다 유연한 감각의 전술적 변용이 요구되었다. 이런 이유로 오늘날에 와서 4-4-2는 형태적으로나 기능적으로 얼마간의 변화를 갖게 되었다. 이를테면 초창기 4-4-2에서 이미 보여졌던 좌우측 사이드백들의 공격가담이 보다 적극성을 띠는 양상으로 진화했고, 오프사이드 트랩의 사용빈도가 높아짐에 따라 골키퍼가 최종 수비라인의 후미에서 스위퍼에 가까운 역할을 담당하게 된 점 등이 이전시대의 4-4-2와 다른 모습이다.

그렇다면 이밖에 4-4-2의 원형적(原型的) 모델과 현재 전세계 수많은 팀들에 의해 채용되고 있는 4-4-2 포메이션에 있어서의 차이점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현재 유행하고 있는 4-4-2의 여러 형태들을 직접 언급함으로써 이러한 물음에 대한 어느 정도 답변이 주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구체적 사례들

미드필드 라인의 형태를 다이아몬드 꼴로 구성해 전반적으로 미드필드 조직의 짜임새를 극대화한 케이스로는 우선 스페인 대표팀을 꼽을 수 있다. 후위에 수비형 미드필더로 사비(Xavi Hernandez) 혹은 엘게라(Ivan Helguera)를 포진시켜 상대 공격라인의 키플레이어에 대한 마크 임무를 주고, 전위에 발레론(Juan Carlos Valeron)과 같은 재간 있는 미드필더를 배치, 감각적인 패싱이 가능토록 함으로써 최전방 라울, 모리엔테스가 보다 편안한 상태에서 득점할 수 있게끔 배려했다.

또한 수비형 미드필더인 제라드(Steven Gerrard)가 가세할 경우 잉글랜드 대표팀 역시 다이아몬드 형태의 4-4-2의 전술구사가 가능한데 스페인과 다른 점을 굳이 찾아본다면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서게 될 스콜스(Paul Scholes)가 플레이메이커나 최전방 공격수를 위한 서포터의 역할로 존재한다기 보다는 후미에 처져 슈팅찬스를 노리는 2선 공격수로의 개념이 보다 강하다는 점이다.

한편 지난 시즌 이탈리아 리그 우승컵을 차지한 유벤투스의 포메이션도 이와 유사성을 갖는다. 다만 배열상의 유사함과 달리 역할상의 차이점은 분명 존재한다. 다이아몬드 형태에서 공격형 미드필더로 활약한 네드베드가 실제로는 프리맨(Freeman)으로 존재하면서 범위에 구애받지 않고 맹활약, 4-3-1-2 형태로의 보다 정밀한 분화를 가능케 했고, 나머지 3명의 미드필더들은 배후에서 좌(다비즈)-중(타키나르디 혹은 투도르)-우(잠브로타)로 비교적 간격을 좁게 서며 일차적으로는 공간점유를 통한 미드필드 장악을 주임무로 삼았다.

이제 같은 4-4-2지만 형태상으로 차이가 있는 또하나의 모델에 대해서도 살펴보도록 하자. 스페인 발렌시아를 챔피언스 리그 2회 연속 준우승으로 이끈 아르헨티나 출신 감독 엑토르 쿠페르(Hector Cuper)는 2001년 여름 이탈리아 명문 인터 밀란 감독으로 부임해 4-4-2를 팀의 메인 포메이션으로 삼았다. 그리고 미드필드 라인의 배치에 있어 횡적인 포진을 우선했다. 2명의 중앙 미드필더로 디 비아죠(Luigi Di Biagio), 자네티(Cristiano Zanetti) 등 수비에 능한 선수들을 배치해 상대의 중앙침투를 원천봉쇄하고, 좌우 미드필더에 발재간과 스피드가 뛰어난 레코바(Alvaro Recoba), 콘세이상(Sergio Conceicao) 등을 투입시켜 최전방의 비에리, 호나우두를 타겟으로 한 적절한 크로싱을 올리도록 했던 것이다.

이러한 포메이션의 사용은 인터 밀란으로 하여금 객관적인 팀 전력이 열세인 팀과의 대결에서는 손쉽게 결과를 끌어낼 수 있도록 한 반면, 대등한 전력의 팀간 경기에서는 일견 소극적인 양상의 플레이 패턴을 엿보게 했다. 그런데 인터 밀란에 대해 보다 상세히 들여다본다면 그들이 이러한 식의 전술을 고집했던 데는 감독의 지휘성향도 중요한 요소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발렌시아 시절의 팀컬러가 증명하듯 감독 쿠페르가 중시하는 축구는 카운터어택(Counter Attack)을 중심으로 하는 실리축구였기 때문이다.

클럽이 아닌 국가대표팀 가운데 이와 비슷한 형태의 전법을 구사하는 나라로는 2002 한일 월드컵에서의 덴마크, 아일랜드 등이 대표적인데 이들 역시 창조적인 중앙 미드필더를 내세우기보다는 안정된 팀 플레이를 기본으로 비교적 단순화된 전개방식을 채택했다. 그러나 네덜란드 대표팀의 경우 앞서의 경우들과 미묘한 차이를 갖는다. 이는 같은 4-4-2 FLAT의 형태를 띠지만 최전방 라인의 정렬방법에 의해 역할의 차이를 생겨난 케이스다. 즉 투톱 가운데 세컨드 스트라이커(Second Striker)가 4명의 미드필더 앞선으로 뒤쳐져 상하형태로 위치하면서 미드필더의 역할을 병행하는 포메이션인 것이다.

물론 이런 전법에서 세컨드 스트라이커는 팀의 컨트롤 타워(Control Tower)라 할 만큼 큰 비중을 갖는다. 유로 2000 당시의 네덜란드 대표팀이 베르캄프를 앞세워 이 같은 포메이션을 구사했고 이후엔 클루이베르트에게 같은 임무를 부여해 운용해 왔다. 이탈리아 역시 2002 월드컵에서 토티를 비에리의 후위에 위치시킨 4-4-1-1의 포진을 선보인 바 있다.      


형태상의 변용

*4-4-2 DIAMOND*

중앙 미드필더들의 수직적 배치로 인해 이들의 역할은 각기 달라질 수밖에 없었는데 전방 투톱의 배후에 위치한 선수는 주로 공격을 서포트하는 임무를 부여받게 되었고, 수비라인 앞선으로 내려와 포진하게 된 선수는 수비형 미드필더로서 상대중심 선수에 대한 1차적인 필터링의 임무가 주어지게 되었다. 전술적으로 이들 공격형 미드필더와 수비형 미드필더의 역할과 비중이 커질 수밖에 없는데 상대적으로 측면 미드필더들의 안정적인 경기운영이 뒷받침되어야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형태상의 장점을 꼽는다면 패싱게임 전개가 용이해 조직적인 플레이의 구현이 가능하고 중앙에 창의성 있는 미드필더가 존재한다면 찬스의 제공이 원활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보다 흥미로운 경기력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양측면의 취약성으로 인해 상대의 윙플레이에 고전할 수 있고, 반대로 플레이메이커가 봉쇄될 경우 공격전개에 난맥을 보일 수 있는 전형이다.

*4-4-2 FLAT*

이 포메이션의 형태상 특징은 4-4-2 DIAMOND 전법에서 중앙의 두 미드필더가 종(縱)으로 늘어섰던데 반해 이들의 수평적인 배치를 시도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미드필드 라인을 일(一)자 형태로 나란히 포진시키는 전형으로 보통 2명의 중앙 미드필더들을 좌우측 미드필더에 비해 수비라인에 가깝게 배치하는 형태를 띤다. 그리고 좌우측 미드필더들에게는 윙 혹은 그에 준하는 역할이 주어지는데 활약여하에 따라 팀의 성패가 좌우될 만큼 이들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포메이션이라 할 수 있다. 전체적으로 안정적인 경기운영에 포커스를 맞춘 전법이지만 측면 미드필더 또는 윙플레이어들의 양사이드 침투가 막힐 경우 공격전개에 크나큰 어려움을 초래할 수 있고 매우 단조로운 양상의 플레이 전개 가능성이 높다.    


기능상의 변용

*4-3-1-2*

미드필드 플레이를 보다 세분화하는 현대축구의 트렌드가 반영된 결과로 90년대 이탈리아 축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식의 4선 개념이 도입된 케이스다. 미드필드 라인의 외형은 4-4-2 DIAMOND와 같지만 최일선에 포진된 공격형 미드필더에게는 평균이상의 능력이 요구된다. 통상적으로 이 경우 공격형 미드필더는 플레이메이커로서의 역할을 겸하게 되며, 따라서 경기를 읽는 넓은 시야와 탁월한 미드필드 장악능력, 그리고 효과적인 볼배급과 수준급의 경기감각이 겸비되어야만 이러한 전술의 완성이 가능하다 할 수 있다.

*4-4-1-1*

4-4-1-1은 4-4-2 FLAT의 변종 형태로 볼 수 있다. 이러한 전법의 특징적인 부분이라 한다면 과거 미드필드 쪽에 존재했던 경기의 리더, 즉 플레이메이커의 역할을 일정부분 공격부문에서 직접 수행하게끔 한 흔적을 엿볼 수 있다는 점이다. 전체적으로는 안정된 포맷을 이끌고 가는 한편 공세시 공격방향을 측면에 의존하지 않고 세컨드 스트라이커를 통해 중앙 쪽의 공격선을 다변화할 수 있는 장점에 포커스를 맞춘 전법인 것이다. 그러나 플레이메이커 역할마저 소화해야 하는 세컨드 스트라이커의 부담이 가중되며, 득점에 대한 단독 임무가 요구되는 최전방 스트라이커의 향상된 골 결정력이 필수적이다.


4-4-2의 현대적 의의

90년대 들어 국제축구연맹 FIFA는 보다 재미있는 축구를 만들기 위해서는 보다 많은 골이 필요하다는 전제 하에 공격축구를 뒷받침할 만한 갖가지 룰 개정에 힘을 쏟았다. 그러나 공격축구로의 유도, 확대를 꾀하는 제도상의 보완 움직임은 역으로 이를 상대할 수비에서의 효과적인 방어전략 수립을 서두르게 만든 것 또한 사실이다. 축구에 있어 포메이션의 역사는 곧 방어력 밀집화와 방어 전략의 발달사로 바꾸어 정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와 같이 무절제하고 무의미한 공격만으로는 결코 승리를 얻을 수도, 경기장을 찾은 팬들을 매료시킬 수도 없다. 자기편이 공을 갖지 않는 순간부터 방어를 시작해 상대의 공을 가로채고 가능한 신속하게 상대문전에 볼을 연결해 득점을 노리는 것이 현대축구에 있어서의 필수적인 생존전략인 까닭이다.

4-4-2는 전술했던 것과 같이 오늘날 지구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축구팀들에 의해 애용되고 있는 가장 일반적인 포메이션이다. 위치에 따른 역할상 분업으로 플레이의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고, 오프사이드 트랩과 공간을 최소화하는 콤팩트 사커(Compact Soccer) 전개를 통해 압박축구를 실현할 수 있으며 현대축구의 화두라 할 수 있는 스피디한 축구의 구현이 용이하다는 점에서 4-4-2는 현대축구의 필수적인 생존전략에 부합하는 최상의 모델 가운데 하나임이 분명한 것이다.


이상으로 우리는 이미 앞에서 숫자적으로 같은 배열을 사용한다하더라도 포진형태, 팀 컬러와 선수구성, 그리고 여타의 개별적인 요인들에 의해 그 실제적인 표현양태가 천지차이일 수 있음을 4-4-2 포메이션을 통해 확인했다. 사실 이처럼 수많은 다양성의 법칙이 존재하는 속에서 어떤 고정화된 샘플링을 추출해낸다는 것은 불가능할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변화무쌍한 전술적 실험을 통해 갖가지 변종을 양산하고 있는 현대축구의 추세를 감안한다면 이 같은 분류시도가 무의미한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 같은 흐름들의 포착은 향후 포메이션 변천에 대한 일종의 힌트를 줌과 동시에 나아가 세계축구의 발전방향을 제시하고, 현대축구에 새로운 과제를 던져줄 수 있다는 점에서 충분한 논의가치를 가진다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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