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예노르트 vs 엑셀시오르 (3월 9일)

2003-03-26 06:46:24, Hit : 3157, IP : 211.187.21.***

작성자 : 눌객
작성자 : 눌객   작성일 : 10-03-2003 14:58  줄수 : 31  읽음 : 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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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레디비지 최초의 한국 선수들의 격돌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던 9일 페예 대 엑셀의 경기.
불행인지 다행인지 송종국 선수의 부상으로 인한 결장으로 두 선수의 맞대결은 이루어지지 못했지만 김남일 선수가 나온 엑셀은 후반 5분을 남기고 집중력 와해로 2골을 더 먹어 6:2로 패했습니다. 엑셀은 일관성;; 있게 전후반 각각 3골 먹고 1골 넣는 패턴을 보여주었습니다.

엑셀시오르는 지난번 암스텔담컵 유트레흐트전보다는 나아보였지만 어디가 더 나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_-;
여전히 수비라인엔 공백이 많았고, 일껏 찔러 준 패스는 여전히 삽질 끝에 날려먹고, 미들에선 공을 끌다가 빼앗기기 일쑤였습니다. 음... 써놓고 보니 여전히 총체적인 난국이군요.

페예는 그 수많은 공격루트를 자랑이라도 하듯이 주 공격수가 한 번씩 돌아가며 골을 넣었습니다. 심지어는 그 어수선한 수비라인까지도 9일 경기에서는 산뜻해 보이더군요. 전방에서부터 압박하고, 중간에서 끊어주고, 노련하게 골대 앞을 마크하는 페예의 수비를 엑셀시오르의 젊은 선수들은 뚫지 못했습니다.

전반 13분 반페르시의 깨끗한 왼발슛을 시작으로 부펠의 빠른 발에 의한 두번째 슛이 터집니다. 엑셀의 오른쪽 윙백 스베르츠 선수의 골로 분위기가 반전되는가 싶었는데 반후이동크의 멋진 프리킥을 끝으로 전반전을 3:1로 마치게 됩니다. 후반은 시작하자마자 칼루 선수가 또 한 골 넣어 4:1... 끝나기 후반 40분에 홀맨 선수가 만회골을 넣는가 싶자 바로 룰링의 멋진 어시에 이은 부펠의 후속골과 반호이동크의 PK를 끝으로 6:2 경기는 종료되었습니다.

남일 선수는 처음 부펠을 몸싸움으로 밀어버리는 투지넘치는 플레이를 시작으로 반페르시, 칼루를 마크하고, 중앙에서 수비와 공격의 연결고리로서 아쿠나와 매치되어 경기를 이끌어 갔습니다. 남일 선수의 위치는 정확합니다. 경기 전반에 걸쳐 엑셀 공수의 중앙을 보면 반드시 남일 선수를 찾을 수 있습니다. 가끔 상대 공격의 위치에 따라 좌우로 이동하기도 하지만 거의 중앙을 고수하면서 상대의 중앙공격을 차단하고 몇 번이나 빠른 전진 패스를 보여주었습니다.

문제는 페예가 중앙만 수비하면 되는 팀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페예의 중앙은 2선 침투가 더 위험한 팀입니다. 그러나 오노 대신 아쿠나가 나오면서 페예의 중앙은 경기내내 수비지향이었습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후반 끝무렵 보스펠트 선수의 위험한 슛이 나왔습니다. 까딱하면 들어갈 뻔한 슛이었는데, 보스펠트는 다른 미드필더가 따라 붙어있었지만 막지는 못햇습니다.) 중앙이 수비적이 되면서 페예의 양 사이드에서 공격이 이루어지게 되었습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페예의 양쪽 윙들은 위협적입니다. 선제골을 터트린 왼쪽의 반페르시와 오른쪽의 칼루 선수를 엑셀의 윙백들은 거의 막지 못했습니다. 비가 심하게 와서 수비의 크리어링이 제대로 안되었다는 것은 그렇다고 치더라도 상대 코너킥시 상대방 선수들을 밀착 마크하지 않고 널널하게 공간을 주는 것은 어디서 배운 축구인지 모르겠습니다. 심지어 마지막 PK는 수비수들이 엉키면서 헌납하게 된 것이나 다름없죠.

수비가 안되면서 공격이 잘 될리가 없습니다. 뒤가 든든해야 공격이 되는거죠. 어떤님이 지적하신대로 남일 선수가 중거리슛을 시도하지 않는 것은 완벽하지 않은 상황에서 중거리슛이 실패했을 때의 역습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닌지 싶습니다. 그러나 수비 탓을 하기엔 공격수들의 솜씨는 참으로 민망합니다. 찔러준 패스를 되돌려주기 일쑤, 끌고가다 빼앗기기 일쑤, 오랜만에 멋지게 공을 끌고 간다음 올려주는 전혀 위협적이지 않은 센터링. -_-;;;

제가 기억하는 한 센터링 상황까지 끌고 간 것은 다섯 번이 채 안되고, 그중에 그나마 선수들 있는 곳에 떨어진 건 두 번정도 될 겁니다. 나머지는 센터링 올린게 옆그물 맞거나 골라인 아웃 됐습니다. 세상에. 상대 수비수가 걷어낸 것도 아니고 그냥 보고 있으면 알아서 골라인 아웃되는 센터링이라니. ㅠ_ㅠ

엑셀에서 집어넣은 두 골은 하나는 페예 수비진의 방심으로 얻은 것이고, 나머지 하나는 골을 만든 어시스트만 좋고 슛은 엉망인 운좋은 골이었습니다.(에머튼의 엉덩이 슛이랄까. -_-;)

남일 선수에 대해 말하자면 눈에 띄는 활약은 없었습니다. 다만 중앙과 수비에서의 고군분투만이 기억날 뿐입니다. 뒤에서 공를 빼앗고, 밀착 수비해주고, 중앙에서 공 받아 연결해주고.... 내가 기억하는 언제나 여전한 남일 선수의 모습입니다. 단지 남일 선수가 협력수비를 하러 뛰어간 적은 있어도 남일 선수가 공 빼앗을때 협력수비 해주는 선수는 없었고, 남일 선수가 찔러준 패스를 집어넣을 포워드나 공격형 미들도 없었을 뿐입니다. 한번에 찔러준 패스를 몰고 들어가 골 집어넣는 부펠이나 아쿠나와 함께 공격수를 둘러싸던 에머튼, 칼루 선수가 정말 부러웠습니다.

투덜거리자면 한이 없고... 암튼 이대로라면 남일 선수는 진정한 멀티플레이어로 탄생할 예정입니다. 전반엔 그나마 중앙을 고수하던 남일 선수, 후반들어 수비라인을 종으로 왔다갔다 하기 시작합니다. 후반에 칼루에게 발목 채인 것도 오른쪽 윙백자리에서 수비하다 그렇게 된 것이죠. 다섯번째 골이 날때 어시스트한 루링을 따라잡고 있던 것도 남일 선수였습니다. 바깥쪽에 자리잡는 바람에 위치가 안 좋아서 어시스트를 주긴 했지만 그 자리 역시 최종 수비수(특히나 왼쪽 윙백)가 있어야할 자리였습니다.

아쿠나의 플레이는... 글쎄요. 그 역시 열심히 뛰어다녔습니다. 오노가 있을 때 공격형이 되는 페예의 중앙은 그가 있으면 수비적이 됩니다. 일례로 제가 기억하기로 중앙에서는 한 번도 전진패스가 나온 적이 없습니다. 항상 옆으로 돌렸죠. 그에게서 남일 선수에게 없는 공격적인 면?? 지금까지 본 바로는 전혀 찾을 수 없습니다. 전훈 때는 어땠을지 모르겠지만 전형적인 수비형 미드필더입니다. 그렇다고 솜씨가 더 좋으냐 하면 그것도 아니어서 그와 남일 선수가 자리를 바꾸면 그는 역시 엑셀에서 헤매게 될 것이라고 확실히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뿐으로... 아직까지 남일 선수 역시 아쿠나보다 확실히 낫다고 잘라 말할 수 있게 플레이하지는 못했습니다.(발바이크 전에서는 어땠는지 궁금합니다.) 남일 선수로선 좀 더 어필 할 수 있는 좋은 플레이를 계속 보여 주어야할 것 같습니다.

아직 시간은 많습니다. 엑셀시오르의 선수들이 무엇에 그토록 들떠있고 집중력을 잃는지 모르겠습니다만, 다음 아약스전이야 어쨌든 중하위권 팀들과의 경기에서는 선전해 주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아약스 전에서도 이기는 것은 바라지도 않으니 제발 주눅들지 말고 경기해 줬으면 좋겠습니다. 엑셀 선수들을 보노라면 자신감이 없어 보입니다. 한박자씩 늦는 슛과 패스가 그 망설임 때문이 아닐지. 니네가 잘하면 얼마나 잘하겠느냐는 깡다구를, 한 골이라도 더 넣고 한 골이라도 더 막아보겠다는 포기하지 않는 투지를 보여주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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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씨|03/03/10-15:28|NOMAIL|220.88.19.167
눌객님 관전평 잘 읽었습니다. 콩깍지 낀 인간이라 남일선수경기보고나면 무조건 니가 다했어라는 과한 애정이였는데...정리가 되는거같습니다. 남일선수 포지션 제가 그를 좋아하는 이유이기도 하지만..참으로 안타까울 때가 많습니다.유기적 플레이가 절실한 포지션이니 약팀에서는 자기역할만으로는 충족이 안된다는..김태영선수만이라도 있었다면...전남의 막강 수비진이 그립습니다. 페예랑 전남이 한판 붙는다면 어떨런지...페예의 막강공격력과 전남의 철벽수비..

오늘도 noname|03/03/10-15:56|NOMAIL|220.121.38.144
엑셀에서 가장 경험도 많을테고 맏형인 데한 선수조차도 주장이나..팀의 리더 자격은 없는듯하더이다 (언어만 된다면 붉은 완장은 남일선수에게 어울릴듯)
어정쩡한 수비 ..그리고 자신없는 몸놀림.. 무슨이유일까요?(혹..나이탓?)
내내 마음이 않좋앗습니다  그리고 저도 무명씨 님 말씀대로 콩깍지 상테인지라  눌객님 관전평 이 꼭 필요합니다 아니면 되도 않는생떼를 쓸지도 모르니까요^^ 눌객님의 예리한 관찰력.. ..늘 감동입니다
이런 능력을지닌 스포츠기자가 꼭 필요한 우리의 현실인데..
눌객님 어찌..안될까요..? (진심인 희망사항)

수민|03/03/10-17:19|NOMAIL|211.110.112.190
난 남일선수가 상대편 선수들이 몰고 들어 갈 때 그 와중에 손으로 수비방향 가리키던 모습만... 휴~ 경험부족이라고만 할 수 없는 듯.. 이것 저것 안되면 그냥 상대선수 옆에 바짝 붙어 있기라도 하든지. 마지막 페널티킥 들어 갈 때 허리에 손얹고 망연 자실 쳐다 보는 김선수의 모습이 아른거려 눈물이 나려 하네요...

ㄴㄱ|03/03/10-17:34|NOMAIL|152.149.54.232
손으로 갈켜주면 얼른 그리로 뛰어라도 가면 좋은데 얼른 뛰지도 않데요. -_-;

익명|03/03/10-20:49|NOMAIL|218.145.196.99
아쿠냐에 대해 한마디만 하자면, 그 멤버들과 함께 뛰면서 보이는 그 정도의 플레이는 지극히 밋밋하다고 생각합니다만. 엑셀에 데려다 놓고 뛰는 걸 한번 봤으면 좋겠네요-;

부유 중~|03/03/10-21:57|NOMAIL|211.202.67.243
늘 눌객님의 관전평을 잘 읽고 있습니다. 솔직히 경기 볼때, 남일선수만 쫓아다니드라 정신없어서 전체적인 경기흐름을 못봅니다. (원체 초보관중이기도하기니와^^)스포츠기자들의 관전평은 커녕 제대로된 기사도 없는 중에, 눌객님과 그 외의 관전평 쓰시는 분들 덕에 조금이나마 축구보는 눈을 배우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경기평 기대합니다. ^^

에스|03/03/11-14:49|NOMAIL|211.190.200.106
데한선수 이제 31살이던데 주장으로 자격이 있는지 의심입니다. 경기하는건 영 아니던데...남일선수는 그날 페예에 공격수들은 거의다 마크했다고 봅니다. 반후이동크도 마크한것 같은데(코너킥이너던가 하여간 센터링으로 올라올때 위치선정 못하게 밀쳐냈죠.. 그공이 동크머리에 제대로 맞았으면 또 골이였는데..)나도 머 콩깍지가 끼었으니 제대로된 경기를 볼수 있는 형편은 못되고 눌객님의 관전평이 있어 좋습니다. 그날 경기는 남일선수와 골키퍼가 선전한 경기라고 밖에는...그렇지 않으면 두자리이상의 골이 들어가지 않았을까 하는 추측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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