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예노르트 vs 브레다 (3月2日)

2003-03-26 06:31:24, Hit : 3204, IP : 211.187.21.***

작성자 : 눌객
작성자 : 눌객  작성일 : 03-03-2003 18:09  줄수 : 45  읽음 : 214
--------------------------------------------------------------------------------

간만에 가슴 두근거리면서 본 페예 경기였습니다.
야유(;;)를 들으며 정모를 빠져나온 보람이 있었습니다. ^^;;;
로테르담이 아무래도 아인트호벤보단 물이 좋은가 봅니다. 여기로 간 선수들은 데뷔전이나 복귀전을 겁나게 센세이션하게 하고 있습니다.

리모콘을 절대사수모드로 들고 iTV 해설가들의 여전한 수다를 듣다보니 경기가 시작되었습니다.
그런데 카메라가 경기장으로 가자마자 다짜고짜 보이는 아쿠나 선수의 등판. 헉, 설마 선발이란 말이냐! -ㅁ-;
계속 아쿠나 선수를 비춰주는 카메라를 못마땅해하고 있는데 잠시 뒤 벤취에 앉아있는 쏭의 모습도 보여주더군요. 카메라맨, 용서해 주기로 했습니다. ^^; 그리고 언제나 열광적인 데큅 경기장의 환호성 속에서 경기 시작.

그러나 페예 선수들 공격을 좀 하는 듯이 하더니 시작 10분정도 만에 골을 먹어 버립니다. 우수수 무너지는 수비진이 작년에 많이 보던 그 모습이더군요. 중앙수비수인 데누이에 선수 뒤로 뒤로 물러서더니 결국 한 골 내주고 맙니다. 사실 차는 순간 '저건 골이다'란 직감이 올 정도로 좋은 슛이기도 했습니다.

너무 허망하게 한 골 먹고 황당해 하는 중에 왼쪽 윙백 파우베 선수의 롱패스가 바로 부펠에게 연결되면서 1분만에 만회골을 넣습니다. 경기가 슬슬 재미있어 지기 시작합니다. 여전히 우수수 뚫리는 페예 수비진... 중앙의 주전 오노와 보스펠트 두 선수가 한꺼번에 빠진 효과가 나타나고 있었습니다.

보스펠트와 함께 뛸 때는 열심히 뛰어다니기는 하지만 눈에 띠지 않는 선수였던 아쿠나 선수... 드디어 눈에 띠기 시작합니다. 여지껏 눈에 잘 안보여도 수비형 미들은 원래 그려러니 했었는데, 어제는 정말 본격적으로 삽질을 해주더군요. 어제 한마디로 공 쫓아다니기 바빴다고 말씀드리겠습니다. 미리 경로를 알아채고 공를 가로챈다거나 하는 플레이는 물론 없었고, 밀착 마크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왜냐하면 밀착마크 하려고 상대 선수에게 가면 이미 공을 다른 선수에게 패스한 후였거든요. (공 없는 선수 밀착 마크하면 반칙이라죠~ ^^;)

그렇게 공 쫓아다니다가 넘어지기도 하고 땅에 패대기 쳐지기도 하고 위험한 지역에서 엉뚱한 패스도 하고... 그러는 동안 중앙은 뻥뻥 뚫리고... 하도 삽질을 하니 눈에 띠더군요. -_- 아직은 절대로 보스펠트의 공백을 메꿀 수 없다고 말해주겠습니다. 흐흐. 적어도 남일 선수가 나왔다면 보스펠트 선수 대신 충분히 카리스마 있는 모습을 보여주었을 거라고 확신합니다. 남일 선수가 갑자기 선발로 나오게 됐다고 기죽거나 컨디션 난조를 보일 리는 없지 않습니까? ^^ 죄송합니다만 앞으로도 그 컨디션을 유지해 주셔요. 아쿠나 선수.

암튼 페예 수비 엄청 어수선했습니다. 골문 바로 앞에서 공이 30초 정도 뱅뱅 돈 적도 있었지요. (그것도 못 넣은 브레다 선수들도 바보. 라울이라면 넣을 것을... -_-) 그러는 동안 페예는 반페르시와 칼루, 반호이동크의 번갈아 삽질로 번번히 좋은 찬스를 무산시키며 1:1 상황에서 전반을 끝냅니다.

그리고 후반전 시작. 은근히 쏭이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몸 풀기 시작하는 쏭을 보여주던군요.
허걱. 그때부터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하더이다. 이게 얼마만의 쏭의 경기인 겁니까? ㅠ_ㅠ 3달만이군요.
맥주 캔 하나 따고, 쥐포 한마리 구워서 껄렁하게 누운 불량한 자세로 야유까지 하면서 구경하다가 똑바로 앉은 엄숙한 자세로 바꾸고 새삼 경기에 열중했습니다.

해설자 분은 교체멤버로 수비에서 허둥대고 있는 기안과 반 본데렌 선수를 언급하고 있었지만 저는 교체 선수로 아쿠나 선수를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1:1 상황의 중요한 경기에서 경험이 있는 선수를 뺄리는 없을 것 같았고, 아쿠나 선수의 삽질이 워낙에 막강했거든요. 결국 후반 15분 아쿠나 선수가 교체되면서 쏭 등장.

쏭이 오른쪽 공격형 미들로 가고 칼루가 중앙 공격형 미들, 에머튼이 중앙 수비형 미들이 되면서 전체적인 이동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오랜만에 나온 쏭은 힘이 남아도는지 오른쪽 윙이라는 위치와 상관없이 좌우로는 중앙과 왼쪽까지, 상하로는 공격에서 최종 수비까지 휘젓고 다녔습니다.

흘러나온 프리킥을 패스받아 왼쪽에서 치고 올라가 낮고 빠르고 날카롭고 정확한 센터링을 하나 날려 주었는데, 데누이에 선수의 헤딩 슛이 빗나갔습니다. (아까운 어시 하나 날아갔죠)

두번째 반후이동크의 결승골은 쏭이 중앙에서 칼루에게 살짝 띄워준 로빙패스를 칼루가 뒤로 흘리고 그것을 반 호이동크가 혼전 중에 차 넣은 것입니다. 그전까지 골대를 한 번 맞춘 것을 포함, 반후이동크 선수 무지하게 안들어가고 있었지요. 프리킥 얻어낸 것 한 번, 오른쪽에서 수비수 둘 달고 왔다갔다하다가 코너킥 얻어낸 것하고, 왼쪽에서 완벽한 페인팅으로 수비수 하나를 완전히 젓혔는데 수비수가 손을 잡아서 무산된게 하나 있었지요. 그거 뚫렸으면 단독 찬스였는데... 중간에 바뀐 심판, 불지도 않더이다. ! (그리고 보니 심판이 또 바꿨습니다. 많이 보던 뚱땡이 심판인데 선수랑 부딪쳐서 쩔뚝거리면서 나갔습니다. -_-;)

그외에도 오른쪽과 중앙에서도 각각 한번씩 거의 골이나 다름없는 단독 찬스를 만들어 주었지만 칼루가 번번히 날려먹었습니다. 계속된 공격수들의 삽질은 그들의 실수였다기 보단 상대 골키퍼의 무한선방 덕분입니다. 그 골키퍼, 이름은 무려 바보스(;;) 입니다만 전혀 바보스럽지 않았습니다. 세이브가 장난이 아니더이다. (그리고보니 그제 PSV와 경기한 히렌빈에는 씨봉인지 씨빙인지 하는 선수가 있다고 하더군요. 이름도 참. -_-;)

공격쪽에서 석달만에 경기에 나온 선수답지 않은 움직임으로 자유롭게 달리고 있었지만 제가 점수를 더 주고 싶은 부분은 역시 공격이 아닌 수비쪽입니다. 그토록 어수선하고 허둥되던 수비진이 쏭이 들어옴으로서 단번에 안정되고 있었습니다.

상대 공격시엔 끝까지 따라가주고, 중앙으로 패스가 들어올 때는 두번 정도 깨끗하게 클리어 해주었습니다. 코너킥을 막아낸 것도 한 번 있군요. 뭐랄까... 공격시에 루트를 읽고 있다는 느낌이랄까. 상당히 안정적이 되어서 흐뭇해져 버렸습니다. 운도 따라주지 않아 공격 포인트는 올리지 못했지만, 무엇보다 부상 공백을 은근히 걱정하던 것을 불식시키고 여전한 모습을 보여 준 것이 가장 기뻤습니다. 하긴 이런 기복없는 플레이가 그의 가장 큰 장점이긴 합니다만.

사실은 이번에 경기에 투입된 자체가 기분이 좋습니다. 1:1의 뜻밖에 호각을 이루고 있는 상황에서 부상에서 막 회복된 선수를 투입한다는 것은 일종의 모험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쏭을 투입해 주었다는 점에서 감독이 쏭을 얼마나 믿고있는지 알 것 같아서 정말 기분이 좋았습니다.

유감스럽게도 쏭의 페예 평점은 나오지 않았군요. 그러나 언제나처럼 6.0~6.5의 평점을 받을만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되면 정말 9일 새벽 경기가 기대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아아... 일주일이나 기다려야 한다니. ㅠ_ㅠ

끝으로 경기와 관계없는 이야기지만... 에레디비지에서 뛰는 우리 선수들이 금방 적응해 가는 것은 아마도 우리의 척박한 축구 환경 덕이라고 생각합니다. 맨땅에서 뛰던 선수들이 진흙땅에서 뛰지 못할 이유는 없지요. 이거참, 다행이라고 해야할지 불행이라고 해야할지... -_-;

게다가 부상당했다고 주전으로 계속 뛰던 선수를 저렇게 푹 쉬게 해주는 것도 우리 선수들에겐 낯선 일이 아닐까 합니다. 요즘엔 좀 나아졌다지만 우리나라는 선수가 뛸 만하다고 하면 웬만하면 내보내죠. 그래서 부상이 덧치기도 하고, 더 오래가기도 하고, 슬럼프가 되기도 하고.... 부상당한 부위를 계속 신경 쓰다보면 밸런스가 흐트러지고, 이게 버릇이 되서 제 컨디션을 찾지 못하게 된다고 하더군요. 쏭도 남일 선수도 일단은 부상 안 당하는게 최우선이고, 아직 많은 시즌들이 있으니 찬찬히 몸을 만들고 적응한다는 마음으로 조급하지 않게 뛰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9일 경기 기대하겠습니다.

--COMMENT_START--

익명|03/03/04-03:09|NOMAIL|220.89.33.106
잘 읽었습니다^^ 저번에 셀틱전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는 아쿠나 선수. 발군의 공뺏기부터 공격차단력까지.. 파워력있는 보란치일거라고 예상하고 봤더니 분명 어제 경기에서는 도대체 갈피를 못 잡더군요. 그 선수가 나오는 경기는 세번째 보고 있고 아쿠나의 움직임을 보기 위해 본방재방까지 다 챙겨봤건만 저는 단 한번도 감독이 말하는 '아쿠나의 대단함'에 대해선 보지도 느끼지도 못했습니다. 어제처럼 상대팀의 수비가 조직적일 경우 중앙에서 공을 들고 적극적으로 치고 들어가는 공격적인 플레이를 보여주었어야 하지 않나 했는데, 제가 보기에 아쿠나 선수는 조금 침체되어 있는 모습이였다고나 할까요. 안정적으로 하려는건 좋은데 일단 수비로 완전히 쳐졌으면 공격차단이라도 잘해줘야죠. 횡하게 뚫린 중원 덕분에 페예의 수비진이급격하게 무너지는 모습이였습니다. 컨디션 난조를 보이는 아쿠나와 교체되어 들어온 송선수는 여전히 안정감 있는 플레이로, 골문앞에서 상대팀의 공이 떨어지는 지점을 정확히 알고 잘 막아내주더군요. 덕분에 수비진이 안정되고 한층 조직력이 향상된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주전선수 두명의 공백으로 브레다에게 밀리다시피한 경기내용을 보여준 페예. 역시 아직은 보스펠트와 오노를 아쿠나가 대신할수는 없겠네요. 어쨌든, 아약스는 엑셀시오르가 잡아드릴테니, 페예는 꼭 챔스리그로 진출하십시요-_-

^^|03/03/04-10:49|NOMAIL|211.58.68.58
님의 관전평은 늘 재미나게 읽고 있습니다. 송종국 선수의 플레이는 오랜만에 봐도 역시 감탄, 감탄이더군요. 본방도 보고 재방도 봤는데 그가 들어가서 확실히 안정되는 수비를 보니 과연 이 사람이 부상에서 막 회복되서 뛰는 사람이 맞는지 의심스러웠어요. 삽질하는 아쿠나와 쏭을 교체한 건 페예 감독이 참 잘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칼루가 삽질을 좀 안 했으면 어시스트 기록도 가능했다고 보는데...

ㅈㅌ|03/03/04-16:48|NOMAIL|211.176.254.246
경기를 보지못한게 아쉽네요. 요샌 대표팀 축구아니면 잘 못봐요..ㅠㅡㅠ 아쿠나의 삽질을 봤어야하는건데!!^^;






전체목록  |  축구자료 (146)  |  관전평 (164)

 
310 [축구자료]
  환상적인 골 리믹스 (긱스에서 엽기 골키퍼까지) 
 자료이동
3399 2003-03-26
309 [축구자료]
  한국의 천재 미드필드 김병수   7
 석이
3836 2006-05-11
308 [축구자료]
  한국 축구의 힘~!!! K-리그 (Korea Legue)   3
 석이
4948 2006-07-24
307 [축구자료]
  한국 미드필더의 핵은 유상철이 아니라 김남일..   3
 사커월드펌
3736 2003-06-02
306 [관전평]
  페예노르트는 2라운드에 진출할 수 있을것인가? -_-; 
 지나는객
3198 2003-03-26
305 [관전평]
  페예노르트 vs 엑셀시오르 (3월 9일) 
 눌객
3143 2003-03-26
[관전평]
  페예노르트 vs 브레다 (3月2日) 
 눌객
3204 2003-03-26
303 [관전평]
  페예노르트 vs 그로닝겡 (2/23)   1
 눌객
2904 2003-03-26
302 [축구자료]
  퍼거슨은 베컴을 어떻게 축출하고 있나..   14
 mandu
3509 2003-04-27
301 [관전평]
  콜롬비아전 단관 후기 및 허접 관전평 
 멀리서~~
3380 2003-04-02
300 [축구자료]
  컵대회 1R ~ 6R 골 장면   3
 석이
4055 2007-04-27
299 [축구자료]
  캐넌슛터 이기형 
 눈양
3810 2003-03-26

1 [2][3][4][5][6][7][8][9][10]..[26]



Copyright 1999-2019 Zeroboard / skin by 또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