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펌] 한-일전 관람기-다음 경기가 기다려진다

2003-07-24 12:32:49, Hit : 3306, IP : 210.118.104.***

작성자 : bin
한국 올림픽 대표팀, 그들을 주목하라

[한-일전 관람기] 다음 경기가 기다려진다
박철현 기자    


▲ 경기장을 가득 메운 푸른색의 물결  
ⓒ2003 박철현

2003년 7월 23일 수요일. 동경 국립경기장은 파란색의 물결로 넘실거렸고, 잠시후 3만8054명이라는 공식 관중 집계가 전광판에 표시되었다. 붉은색의 티셔츠는 약 4만 명의 관중에 1%가 안되는 약 300여 명. 게다가 비마저 내리는 어웨이 시합. 최악의 조건에서 전통의 라이벌전은 시작되었다.

시합개시의 휘슬이 울리고 시종일관 울트라 닛폰의 함성이 핏치를 뒤덮었다. 그러나 그 함성도 잠시, 전반 22분께 최태욱의 통렬한 중거리 슛이 일본 골네트를 가르는 순간, 모든 것은 바뀌었다.

그 슛은 수중전에서 어떻게 해야 이길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교과서적인 슛이었고, 일본 올림픽 대표팀의 야마모토 감독이 경기전 인터뷰에서 가장 원했던 공격패턴 중의 하나인 <미드필더 진에 의한 클리어링 슛(Clearing Shoot)> 의 전형을 보여준 골이었다.

상대를 인정하고 친선시합에서 배울 것은 배운 후 타이틀이 걸린 시합에 대비한다는 합리주의적인 학구파 야마모토 감독은 이번 경기가 벌어지기 한달 전인 6월 23일 프랑스 리용의 힐튼 호텔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밝혔다.

"타깃 에어리어만 의식하고, 그리고, 그 타킷 에어리어에 들어간 선수들에만 신경쓴다면 중원에서 패스를 돌리고 센터링을 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 상대의 수비진이 타깃 에어리어에서 우리편 공격수를 마크할 때 클리어되어 나온 볼을 순간적으로 골로 연결시킬 수 있는 중거리 슛이 필요하다."

"마찬가지로 공격수가 볼을 가진 순간 돌파를 시도한다면 수비수들은 본능적으로 중앙으로 쏠리기 마련이다. 상대는 언제나 실점을 두려워 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그때 상대적으로 공간이 나는 사이드로 돌린다. 사이드에서 센터링하는 것까지는 기본이다. 그러나 그 센터링 하나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그곳에서 흘러나온 볼. 그 볼을 어떻게 처리하느냐가 관건이 된다. 특히 수중전은 더더욱 그렇다."

그러나 정작 1997년 일본 청소년 대표팀을 세계 청소년 선수권 대회 8강으로 견인한, 사상 처음으로 전술의 합리화를 추구했던 야마모토 감독의 이 인터뷰를 실천한 것은 일본팀이 아니라 한국팀이었다.

수중전에서 더욱더 빛이 나는 이상적인 슛. 그것 하나만으로도 그라운드의 관중들과 텔레비전 앞의 한일 양국 국민들은 전율을 맛보았으리라. 이번 친선시합은 전통적으로 수중전에 취약하다는 평을 받아온 한국축구대표팀이 어떻게 하면 골을 넣을 수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하면 승리할 수 있을지를 보여준 하나의 전형이 될 것이다.


▲ 붉은 악마들의 응원 모습  
ⓒ2003 박철현

먼저 포메이션을 살펴보면, 한국의 김호곤 감독은 시합전 한국 올림픽 대표팀이 그간 수차례 보여왔던 3-4-3의 전형으로부터 약간 탈피한 3-5-2 시스템을 가져간다고 했으나, 그다지 3-5-2라고 보여질 만한 특징적인 요소는 찾아볼 수가 없었다.

오히려 약간 비스듬히 기울어진 3-4-3의 모습에 원톱 조재진을 기용하고 처진 두명의 공격형 미드필더 전재운, 최태욱을 양 사이드에 배치한 3-4-2-1의 변형 3-4-3 포메이션으로 경기에 임했다. 이들을 받치는 수비형 미드필더의 역할은 김정우와 김두현 콤비에게 맡겨졌다.

김두현이 타깃맨(Target man)으로서 일본팀의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담당한 등번호 14번 마에다(쥬빌로이와타)와 후반 교체되어 들어온 10번의 마츠이(교토퍼플상가)를 철저히 따라 다녔다면, 김정우는 공격의 실마리를 풀어나가는 키플레이어로서 중앙에 자리잡았다. 거의 모든 공격의 시작은 김정우의 패스로부터 비롯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그러나 처진 공격형 미드필더가 양 사이드로 빠졌을 때, 플레이메이커의 역할이 단순히 사이드로의 패스만으로 이루어진다면 결국 <사이드의 크로스>라는 것으로 공격패턴이 고정되는 한계가 있다. 오늘 시합에서 아쉬웠던 것은 공간을 이용하는 중앙 스루 패스가 성공한 것이 2차례 정도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중원에서 종적으로 전개되는 스루패스의 위력에 대해서는 두말할 필요조차 없다. 중원을 지배하는 자가 시합을 지배한다는 격언, 그리고 업사이드에 관련한 작전들이 경기의 승패를 좌우하는 오늘날의 현대축구에 있어서 상대팀 센터백(SB) 뒷공간을 노리는 중앙의 스루패스 한방은 일거에 시합 분위기를 바꾼다.

일자라인을 유지하며 존 디펜스를 채용했던 수비수들에게는 공포를 주고 그들을 종적으로 배치시키는 순간, 좌우의 공격수들의 공간은 넓어지고 전술의 선택지는 두 배 이상 증가한다.

후반전 들어서자마자 중앙에서의 드리블에 이은 스루패스로 경기장 분위기를 일거에 바꾼 최성국은 바로 이런 스루패스의 위력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자신이 갈고 닦은 드리블 능력도 살리면서 동시에 스루패스 한방의 위력이 어느 정도인지 체감했기를 바란다.


▲ 자살골을 넣은 후의 조병국 선수  
ⓒ2003 박철현

그러나 3-4-3 포메이션에서 제일 중요한 포지션은 두말할 나위 없이 양 사이드의 윙백이다. 국가대표팀이 역사상 최강의 대표팀이라 불리는 이유중의 하나도 역시 이영표, 송종국의 최강 좌우윙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4-4-2 시스템에서도 좌우윙백의 존재감은 대단한 것이지만, 3-4-3 시스템에서 좌우윙백은 보다 더 중요한 역할을 차지한다. 수비진과의 끊임 없는 연계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수비할 때는 파이브백으로 돌변해야 하고 그리고 공격할 때는 오버래핑해야 하는데, 이 모든 것은 <전술의 타이밍>에 따라 결정된다.

타이밍이 조금이라도 빗나가는 순간 절체절명의 위기가 발생한다. 특히 75%이상의 골이 중원의 프레스에서 상대방의 골을 빼앗은 후 15초 이내에 결정된다는 현대 축구에서 이 타이밍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조병국의 자살골이 좋은 일례이다. 경기가 끝난 후, 많은 축구팬들은 지난 4월의 한일전을 떠올리며 다시 조병국에게 뭇매를 가하고 있는데, 사실 이 자살골은 오버래핑 들어간 오른쪽 윙백 최원권의 커버링이 늦었다는 것에 그 일차적인 책임이 있다.

물론 최원권과 김동진 좌우 올림픽 대표팀 윙백은 이번 시합에서 발군의 활동량을 보여주며 중원과 좌우를 휘저었다. 불의의 일격을 당한 후에도 굴하지 않고, 필드를 휘저은 그들의 능력과 자질에 깊은 경의를 표한다.

다만 윙백의 중요성을 더욱더 가슴으로 느끼고, 그리고 그 윙백에게 없어서는 안될 핏치를 읽는 능력. 오버래핑으로 치고 나갈 때와 파이브백으로 봉사할 때를, 즉 <타이밍>을 정확하게 읽는 능력을 가지도록 노력하길 바란다.


▲ 일본팀의 골이 들어간 후 망연자실하는 붉은 악마들.  
ⓒ2003 박철현

축구팬들 역시 마찬가지다. 공격수의 이름만 외우고 그들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봉사하는 수비형 미드필더들과 윙백들을 더 많이 보아주고 사랑하여야 한다. 대한민국 축구가 세계 강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서는 축구팬들이 더더욱 애정을 가져야 한다. 특출난 어느 한 공격수가 아니라 대한민국을 대표하여 핏치에 나서는 11명 전 선수에게.

약 70여 분간 그라운드에 선 조재진 선수는 황선홍의 대를 잇는 원톱 스크라이커의 자질을 보여주었다. 등번호도 등번호이지만 기자는 그의 플레이를 보면서 황선홍을 보는 듯한 착각에 빠지기도 했다. 텔레비전에 어떻게 보여졌는지 의문이지만, 그는 끊임없이 수비수를 달고 다니면서 공간으로 빠지고, 자신을 희생하는 황선홍식 원톱 스트라이커의 패턴을 보여주었다.

원톱 스트라이커의 일차적인 임무는 물론 골을 넣는 것이다. 그러나 그 골의 유무만이 스트라이커의 모든 존재 자체를 결정짓는 것 역시 어폐가 있다. 황선홍이 과거 국가대표 시절 경기가 벌어졌을 때, 그렇게 텔레비전 화면에 많이 나온 것은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가? 바로 공간을 창출하고 그 공간은 자신에게 주어진 수많은 핏치중에서 가장 알맞은 거리에 있는 공간이라는 뜻을 포함하고 있는 것이다.

출장선수 명단에는 이름이 올라가 있으나 90분간 텔레비전 화면에 그다지 잡히지 않는 공격수보다 텔레비젼 화면에 끊임 없이 잡히면서 슛 실패하는 것이 오히려 더 활약했다는 것을 반증한다. 골을 못 넣었다고 마녀사냥 하듯 비난을 일삼는 것은 열심히 뛴 선수들을 한번 더 기 죽이게 하는 행위이다.

조병국 선수 역시 마찬가지다. 그는 현재 국가대표팀의 영원한 캡틴이었던 홍명보 선수가 빠진 자리를 잇는 후계자이다. 그가 실수를 많이 한다고 사람들은 생각할 지 모르겠지만, 그는 분명히 성장하고 있다.

최성국이 스루패스에 눈을 뜨고, 조재진이 원톱 스트라이커의 가치에 도달하고 있다면 그는 수비수로서 가장 필요한 <실전 경험>을 쌓고 있다. 4-2-3-1의 포메이션에도 적응하고 3-4-3에도 적응하는 대형수비수. 국가대표팀은 물론 올림픽 대표팀에서도 그의 존재감은 점점 무게를 더하고 있다.

이번 시합에서도 좌우 수비수들을 정돈하는 손짓을 수 없이 반복하면서 수비라인을 정비하고 좌우 윙백에게 타이밍을 알려주는 목소리를 냈다. 그라운드를 읽기 시작하는 조병국 선수. 그리고, 자살골이 나온 다음 분을 참지 못해 주먹을 쥐고 핏치를 몇 번이고 내려친 그의 울분. 그러한 것들이 더욱더 그를 크게 만들 것이다. 기자는 그의 다음 시합을 기대하고 있다.


▲ 일본내에 거주하는 붉은 악마들  
ⓒ2003 박철현

친선시합은 친선시합이다. 박지성, 이천수, 차두리의 월드컵 실전 멤버들이 빠진 현 상황에서 나온 이번 멤버들은 어웨이 시합, 수중전이라는 악조건에서도 기대 이상의 몸놀림을 보여주었다.

물론 후반전에서의 체력저하에 따른 수비라인의 허점은 앞으로의 과제이지만, 일본 올림픽 대표팀은 1진을 전부 투입시켰다는 것을 인식하길 바란다. 오오쿠보, 마츠이, 이시카와, 마에다 등은 앞으로 일본 축구를 이끌어 나갈 재목으로 평가받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기 바란다.

함성이 잦아들고, 스탠드의 불빛이 꺼지면서, 관중들은 하나둘씩 자리를 떠난다. 그러나 비에 젖은 텅빈 그라운드는 다시 다른 선수들과 관중들을 맞을 준비를 한다.

9월달에 한국에서 2차전이 열릴 예정이다.
그렇다. 이렇게 축구는 계속된다.  

2003/07/24 오전 6:15
ⓒ 2003 OhmyNews



tuener
119.39.85.***
yYou can wholesale jewelleryInternet sales at five percent of its total In a sector where exclusivity touches as well on distribution and price control http://www.replicawatchreport.info the cultural revolution has been slow in coming http://www.replicaonline.info In worldwide luxury sales on the Internet totalled billion euros a fraction of total sales amounting to billion euros Bain Company said But while the share of sales on the Internet http://www.anyfashion.info http://www.fakeonline.info Fashion accessories are decorative http://www.replica-handbags-shop.info 2010-11-23
18:23:21

수정 삭제



전체목록  |  축구자료 (146)  |  관전평 (164)

 
164 [관전평]
  [AG대표팀 문제점] 손발 안맞는 스리백 불안 
 ....
2917 2003-03-26
[관전평]
  [오마이뉴스 펌] 한-일전 관람기-다음 경기가 기다려진다   1
 bin
3306 2003-07-24
162 [관전평]
  스포츠 나비의 어제 폐예시합 관전평   1
 creamtea
3515 2003-03-26
161 [관전평]
  8월 22일 청소년대표 평가전(아르헨티나) 
 gogo
3744 2003-03-25
160 [관전평]
  9월 10일 AG 대표팀 vs 청소년대표팀 친선경기 
 gogo
3329 2003-03-26
159 [관전평]
  9월 23일 AG대표팀 VS 쿠웨이트 평가전   7
 gogo
3182 2003-03-26
158 [관전평]
  2002년 9월 30일 AG vs 오만 
 gogo
3184 2003-03-26
157 [관전평]
  2002년 10월 8일 AG vs 바레인 
 gogo
3427 2003-03-26
156 [관전평]
  2002년 10월 26일 아시아 U-19 선수권 청대 vs 인도 
 gogo
3353 2003-03-26
155 [관전평]
  2002년 10월 30일 아시아 U-19 선수권 청대 vs 사우디 
 gogo
3231 2003-03-26
154 [관전평]
  2003년 2월 2일 수원 vs 제프이치하라 
 gogo
3167 2003-03-26
153 [관전평]
  [컵대회 7R] "수원 vs 상암" 늦은 후기 
 gogo
3989 2007-05-07

1 [2][3][4][5][6][7][8][9][10]..[14]



Copyright 1999-2021 Zeroboard / skin by 또미